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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주제/개인

유시민 전 장관님, 책에서 제 블로그 언급 감사합니다. 그러나,

유시민 교수님. 이렇게 부르려니 무척 어색하군요. 정치평론가 유시민. 개혁당 대표 유시민. 17대 국회의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 제가 유시민 교수님을 부른 호칭만 해도 꽤 많은 거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전” 국회의원 등으로 불리었는데 이제는 교수님이라 부르는 게 적절할 듯 싶습니다.

후불제 민주주의 - 6점
유시민 지음/돌베개

유 교수님, 이번에 새 책을 내셨다면서요.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책을. 이 책이 얼마전 출간되어 화제더군요. 알라딘, 예스24 등을 비롯한 온라인 서점 뿐 아니라,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사회 과학 부문 베스트 셀러로 불티나게 팔린다고 말입니다.

서점에 갔더니 유 교수님의 책을 소개하는 패널이 붙어 있고, 책이 가득 쌓여있더군요.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동 코엑스 몰에 있는 반디앤루니스의 주간 인문 코너 1위더군요. 아마 이곳 말고 다른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베스트 셀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는 분이 제보를 해주었습니다. 그 책에 제 닉네임이 언급되며 특정 내용이 이야기되고 있다고 말이죠. 그래서 서점에 나가 보았습니다.

사회과학 베스트 셀러 코너에 후불제 민주주의가 가득하더군요. 축하 드립니다. 강연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책도 대박이라니.

3월 9일 초판 1쇄. 1주일 만에 2쇄 발행이니까요.

책 가격 14,000원! 요즘 책값 정말 비쌉니다.

책 구경은 적당히 하고, 제 닉네임이 언급된 378 페이지를 펼쳐 보았습니다. 에필로그의 한 부분이더군요. 그렇습니다. 이 에필로그의 내용은 니묄러의 시라 알려진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그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남무(南無)’라는 닉네임을 쓰는 블로거가 낸 아이디어를 받아 ‘니묄러의 인용문'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본다.

2008/09/05 - 처음엔 카페, 다음은 아고라, 그리고 블로거를 숙청한다.

이 글은 제가 작년 9월에 썼던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쓴 글이라고 합니다. 실제 니묄러의 원문 역시 많은 변형이 있고 그때 그때 다릅니다만, 가장 많이 알려진 문구를 바탕으로 저는 음율을 살려 쓰고 싶었습니다.

2009/09/19 - 마르틴 니묄러의 시의 재해석, 원문은 존중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글도 쓴 적 있죠. 최대한 잘 알려진 문구를 바탕으로 잘 쓰도록 하자고 말이죠. 그런데 유시민 교수님의 글도 훨씬 많은 내용을 담고 있더군요. 문구도 조금 다르더군요. 그야 재해석의 여지니 유 교수님의 재량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눈치 채신 분은 아시겠지만 닉네임이 틀렸습니다.

그래서 메일을 드렸습니다. 다음 2판에서는 제 닉네임을 고쳐 달라고 말이죠. 저야 아이디어를 제공한 정도고 당시 아고라, 블로그 등지에서 니묄러의 글은 온 동네에서 회자되는 글이니 제가 유독 별다른 아이디어였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부탁이 있다면 닉네임을 한글로 읽을 때 ‘나무’라 고쳐주었으면 할 뿐입니다.

그리고 응답 메일이 왔습니다. 오전에 보냈는데 오후에 금방 오는군요.

유시민 교수님, 책에서 제 닉네임 인용 감사합니다. 좌파인 제가 우파인 유 교수님에게 인용되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개혁당에서는 잘 몰랐더라도 서로 한 길을 걸었지만, 이제는 다른 길을 걷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닉네임은 다음번 수정판에서 꼭 고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