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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야기/청와대 이야기

급하시죠? 그런 대책으로는 언발에 오줌 누기랍니다.

정부는 급한가 봅니다. 한마디로 'x줄 탄다'라고 하죠? 9월 5일 열린 '제1차 생활공감정책 점검회의'에서 언발에 오줌 누기의 '생활공감 정책 추진 계획' 67개를 공개했습니다. 공감. 공감. 공감. 휴. 그나마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 지금까지 정책에 비하면 백배 낫습니다만, 문제는 이게 장기적인 안정화 대책이 아니라 언발에 오줌누기란 것입니다. 그 중 10대 과제를 개인의 행복이 국가경영의 중심! 생활공감 정책이라고 정부 블로그에서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걸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잠자는 소득세 환급금 찾아주기
생계형 음식점 개업시 채권매입 의무 폐지
영세운송사업자 차고지 확보 의무제 폐지
전통시장 영세상인 소액 저리대출 확대
농가 부채 경감을 위한 농기계 은행사업 실시
빈곤층 아동에 대한 아동 양육비 지원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 확대 실시
B형 간염 등 아동 필수 예방접종비 지원
전국 영세민 주거지역내 동네마당 조성
건강지킴이 국민 문화체육센터 건립

잠자는 소득세 환급금 찾아주기

소득세 환급 신고를 하지 않아도 소득세를 환급하는 제도입니다. 139만명에 대해 711억원. 그나마 이번 정책 중에 가장 멀쩡한 정책입니다. 다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 시기에 이 카드를 꺼내는 건 노림수가 너무 뻔합니다. 왜 하필 추석전에 하나? 이거 가지고 문제 삼는 것도 쓸데없는 태클일까요?

생계형 음식점 개업시 채권매입 의무 폐지

이건 애매합니다. 이 '생계형'이란 게 애매한데요. 규모나 기준으로 보는 거 같은데, 아직 그 기준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다만, 준조세격인 채권 매입의 폐지에 대해서는 찬성입니다만, 이걸 뭘로 메울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영세운송사업자 차고지 확보 의무제 폐지

전 이거 반대입니다. 화물차 1대일 경우 차고지를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이건 대놓고 불법 주차를 종용하는 것입니다. 화물차 뿐 아니라 모든 승용차 역시 차고지 확보는 필수 아닙니까? 불법 주차를 맘껏 하라는 건지 거참.

전통시장 영세상인 소액 저리대출 확대 / 농가 부채 경감을 위한 농기계 은행사업 실시

이런 저금리 대출은 정말 언발의 오줌누기입니다. 제발 이런 거 말고 대형 마트의 불법을 잡고, 농촌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쓰십시오.

빈곤층 아동에 대한 아동 양육비 지원 /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 확대 실시 / B형 간염 등 아동 필수 예방접종비 지원

이거 참여정부에서 예정한 계획이죠? 그걸 예산 삭감했다가 다시 부활시키는군요. 할 말이 없습니다.

전국 영세민 주거지역내 동네마당 조성 / 건강지킴이 국민 문화체육센터 건립

두 개 모두 비슷한 거죠. 동네에 공원을 만들고, 문화체육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인데, 좋은 것입니다.

이렇게 10개 중 1개가 그나마 실효성이 있습니다만, 그 시기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나, 그외 정책에서 실효성이 의심스럽거나, 영세하다는 이유로 그 의무를 제외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영세하면 불법을 저질러도 되는 건 아닙니다.

정부가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 명령하여 재빨리 할 수 있는 대책으로만 나왔으니까요. 이 어디에도 '법'을 개편해서 할 수 있는 내용은 없는 것입니다. 전적으로 정부 혼자서 모든 걸 이루고, 정부 티 내기 정책들인데요. 이런 정책보다는 좀 더 근본적으로 법을 개정하여 나가길 바랍니다.

근본적으로 서민이 잘 살 수 있는 경제 정책은, 간접세를 최대한 줄이고 직접세를 늘려 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언발의 오줌 누기가 아니라. 못 사는 놈이라고 추석 직전에 생색 내는 정책에 일희일비하게 하지 말고요.

그리고 요즘 '공감' '공감'을 정부가 주로 강조하는 정책인 거 같군요. 처음에는 오해, 그 다음엔 소통, 이번엔 공감. 다음에 나올 단어는 무엇일지 그게 가장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