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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노량진 고시촌 컵밥을 둘러싼 논쟁, 결론은 철거인가

노량진은 한국의 유명한 고시촌입니다. 노량진 역을 중심으로 공무원부터 다양한 고시학원, 그리고 그 주변에 몰려있는 고시원이 북적거리는 곳입니다. 좀 더 좋고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기 위하여 고시에 몰려드는 이들, 그들이 내일의 합격을 꿈꾸며 준비하는 곳이 바로 노량진 고시촌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돈을 아껴가며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저렴한 식사를 찾아서 생활합니다. 그 속에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 컵밥이 탄생했습니다.

고시촌 컵밥의 인기와 단속, 그리고 대기업의 역습

처음 등장하였을 때는 2,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등장하였습니다. 배고픈 노량진 고시생과 학생들을 위한 메뉴였습니다.

고시촌 2000원'컵밥' 인기, 비결은? / 이투데이

노점상에서 빨리 받아 먹을 수 있고, 양도 적당하고, 볶음밥부터 주먹밥 등 다양한 메뉴를 파는 컵밥은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 큰 인기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손님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인근 식당 주인들이 구청에 민원을 넣기 시작합니다. 결국 동작구청은 떡볶이와 튀김 등 분식을 제외한 일체 식사류 판매를 금지하기에 이릅니다.

노점상 대체한 GS..노량진 ‘컵밥’의 비애 / 뉴스토마토
'재벌 빵집' 이어 이번엔 '재벌 컵밥' 등장? / 노컷뉴스

그러나, 이 타이밍을 보고 있었던 대기업 편의점은 바로 대체 상품을 내놓습니다. 바로 GS25에서 1,950원의 컵밥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불어 프랜차이즈 ‘컵밥’집도 늘어납니다. 결국 노점상은 무너지고 그 이익을 다른 곳에서 챙겨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고시촌 컵밥 노점상을 몰아내고 명품 거리 세운다고?

그러나, 그와 같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컵밥 노점상은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도 생계가 있었고 노점을 찾는 학생과 고시생이 없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해 동작구청은 강제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노량진역 명물 ‘컵밥 노점’ 사라질 위기 / 경향신문

동작구청은 2013년 1월 23일 오전 5시 30분경 노량진역 주변에서 컵밥을 판매하는 노점 4곳을 강제 철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31일까지 나머지 노점상 역시 자진 철수하라고 말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역시 강제 철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노량진 명물 컵밥집 철거 논란 / YTN

동작구청은 컵밥 노점상을 철거하고 올해 말까지 “명품거리”를 조성하겠다고 합니다. 도대체 명품거리가 무엇일까요?

해묵은 싸움, 노점상과 일반 상점

이와 같은 논란은 노량진 고시촌의 컵밥 노점상이 처음이 아닐 겁니다. 노점상은 유흥가와 고시촌을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들, 거기에서 없는 돈으로 장사하려는 사람들. 그것이 노점상이란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처는 언제나 한가지였습니다. 강제 철거입니다. 그런 문화가 만들어질 때는 모른 척 하다가 주변 상가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강제 철거해 버립니다.

심지어 요즘의 경우 다시 노점상이 들어오지 못 하도록 그 자리에 화단을 채웁니다. 움직일 수 없는 거대한 화단을 채워 노점상이 들어올 자리를 막는 겁니다. 종로와 강남역 등지에는 이미 이와 같이 화단으로 길을 막고 노점상의 진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노량진도 ‘명품 거리’로 만든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형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든 노점상이 생깁니다. 특히 한국처럼 비싼 임대료의 문제가 심각한 곳에서는 노점상이 생깁니다. 그걸 놓고 도로를 불법으로 점거하네 세금을 내지 않네 말이 많습니다. 똑같이 영업하는데 누구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당연히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을 내쫓고 철거하는 것이 답일까요? 아니면 그들이 정식으로 등록하고 정당한 세금을 내고 영업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는 게 답일까요? 내쫓는 건 쉬울 겁니다. 하지만 이번 컵밥을 놓고 일어나는 사건을 보면 그 속에서 죽어나가는 건 노점상이오, 그런 인기를 집어먹는 것은 대기업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