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헌혈을 해보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헌혈은 대부분 전혈 헌혈입니다. 전혈 헌혈이라는 것은 별 것 아닙니다. 피 전체를 그대로 뽑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전혈’인 것입니다.
저 역시 전혈 헌혈을 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전혈이 아닌 성분 헌혈은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백혈구 헌혈은 이번에 처음 경험해 보았습니다.
전혈 헌혈과 성분 헌혈, 그 차이는?
전혈 헌혈은 일반적으로 여러분이 하는 헌혈입니다. 일반적으로 피를 400ml 정도로 뽑는 것으로 아주 짧은 시간에 끝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그에 비하여 성분 헌혈은 훨씬 힘듭니다.
성분 헌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혈장 또는 혈소판을 추출하는 것과 백혈구를 추출하는 성분 헌혈로 구분됩니다. 이 성분헌혈이 왜 힘드냐 하면, 피를 우선 뽑아서 기계를 통해 성분을 나눈 다음 그외 부분을 헌혈자에게 다시 돌려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짧은 시간에 끝나지 않고 2~3시간 이상 헌혈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큰 문제는 전혈로 뽑은 피는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지만 성분 헌혈로 뽑은 것은 그날 바로 환자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그날 바로 바로 뽑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즉, 전혈 헌혈이 짧은 시간에 피를 뽑아서 끝낼 수 있는 것에 비하여 성분 헌혈은 긴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고, 그렇게 뽑은 성분을 바로 환자에게 투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10년 전 경험해 본 혈장 헌혈
제가 성분 헌혈을 해본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10여 년 전, 아는 분의 치료를 위해 혈장 헌혈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는 20대 초반. 혈기에 넘치는 시절이라 별로 어렵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RH+ AB형으로 한국인에서는 적은 혈액형이었고 친한 분의 수혈이기 때문에 그리 어려움 없이 성분 헌혈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여의도성모 병원의 침대 위에 누워서 2시간 정도 피를 뽑고, 그 중에서 혈장을 뽑아 추출한 다음 돌아온 피를 다시 제 몸에 주입 받는 경험을 겪었습니다. 피를 뽑는 팔을 뜨뜻하고, 피가 돌아오는 팔은 차가운 경험. 아픔은 없었지만 묘한 경험이었습니다.
백혈구 헌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 동안 수혈의 경험이 없다가 갑자기 다음과 같은 글을 보았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인 시국광장에서 RH+AB형 백혈구 수혈을 구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일반적인 전혈 수혈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피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넘어갈 뻔 했습니다만, 자세히 읽어 보았더니 전혈이 아니라 성분 헌혈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겪어 본 적이 없는 백혈구 헌혈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연락 드렸습니다만, 당일에는 이미 필요한 사람을 구했다고 괜찮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처음 겪는 백혈구 헌혈
하지만 다음날, 헌혈이 필요하다는 문자를 받고 강남성모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성분헌혈을 했던 곳이 여의도성모병원인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강남성모병원이라니. 게다가 2008년에는 비정규직 투쟁으로 자주 향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8/10/10 - 성모의 사랑을 비정규직 해고로 답하는 강남성모병원2008/10/13 - 강남성모병원 해직 노동자들을 위한 화요일 촛불 집회
2008/10/27 - 강남성모병원의 밤은 깊어 가고 있습니다.
2008/12/23 - 강남성모병원 Be정규직 투쟁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2008/12/25 - 크리스마스 이브에 외치는 100번째 "Be정규직"
2008/12/25 - 크리스마스 명동성당 앞에서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과
1년 만에 다시 찾는 강남성모병원. 많은 어색함이 느껴졌습니다. 그 동안 공사 중이던 본관은 새로운 모습으로 지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이라기보다는 백화점 같은 분위기. 환자는 병원을 찾은 느낌이라기보다는 백화점에 상품을 사러 온 것 같은 느낌. 이것이 강남성모병원이 노리는 방향이었을까 고민하면서 성분헌혈실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첫 째날 검사를 해서 제가 감염 등의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째날 촉진제를 맞았습니다. 백혈구가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촉진제를 맞았더니 간호사 분께서 제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감기 증상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아아! 그런 것이었습니다. 감기 증상을 만들어 백혈구를 늘리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세 번째 날 백혈구 헌혈을 하였습니다. 심지어 그날도 검사를 하고 1시간 이상 결과를 기다린 다음 실제 헌혈을 위해 침대에 누웠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양 팔에 관을 꼽고 오른팔에서 피를 뽑아 분리기에서 백혈구를 추출하고 남은 혈액을 왼팔로 돌려놓는 상황을 3시간 가까이 지내고 나서 백혈구 헌혈은 끝났습니다.
제가 이렇게 백혈구 헌혈을 하기 위해 주의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금주와 금연
- 담백한 음식 먹기
- 건강
헌혈을 하기 위한 기본 상황입니다. 쉬울 거 같지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백혈구 헌혈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가 백혈구 헌혈을 뒤늦게 했습니다만, 아직 백혈구 헌혈이 필요합니다. 제가 헌혈을 해드린 분에게 백혈구 헌혈이 더 필요한 것입니다. 환자분은 박영승님, 010-4343-9174로 연락 부탁 드립니다. 제가 경험한 것처럼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3일 동안 건강과 식생활에 주의를 가져야 하고 헌혈에 있어 2~3시간 가까이 혈관에 관을 꼽고 누워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희생이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별 것 아니라 생각합니다.
전혈 헌혈, 성분 헌혈. 무엇 하나 나쁜 것 아닙니다. 하지만 성분 헌혈의 경우 그때 그때 필요하기에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 분을 위해 백혈구 헌혈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환자분을 위해 RH+AB형 분들의 도움을 바랍니다.
※ 제가 글을 올린 동안 헌혈하실 수 있는 분을 구하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RH+AB형 혈액형의 분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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