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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주제/게임

어떤 MMORPG의 블로그 마케팅을 보고,

요즘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이 말이 많습니다. 블로그를 통한 소통과 대화가 아닌 노골적인 광고를 퍼뜨리는 것이죠. 특히 이것에 삼성이 강력하게 참여하고 있어, 삼성 불매를 진행하고 있는 저로써는 가당치도 않습니다. 삼성 제품 안 사고, 집 안의 모든 가전 제품에서 삼성을 벗어난 게 꽤 오래된 저로써는 그게 참 우습습니다. 이 삼성 관련된 이야기는 다른 기회에 하도록 하고 이번엔 어떤 MMORPG의 블로그 마케팅을 보고 참 낯 간지러워 이 글을 씁니다. 다음 블로거뉴스를 둘러보다 보니, IT・과학의 게임 채널의 어떤 게임의 신규 업데이트 내용을 담은 글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어차피 숨긴다고 될 것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바로 에이카 온라인의 배틀 필드 업데이트에 관한 글들입니다. 그런데 이 글들 참으로 특색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모두 비슷한 시간에 올라왔다는 것입니다. 5개의 글 모두 2월 24일 오전 11시 16분부터 25분 사이에 올라왔습니다. 단 10분 사이에 동일 주제로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에이카 홈페이지를 찾았습니다. 배틀 필드 업데이트와 관련된 글이 있나 싶어서였습니다. 그 시각에 올라와서 정보가 나온 것인가 싶어서였습니다.


에이카, 24일 '배틀필드 투기장' 전격 공개!

20일 오후 6시경에 올라온 이 업데이트 소식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주말에 정보가 올라오는 법인데, 실제로 올라온 것은 그 다음주 화요일인 24일. 혹시나 해서 블로거뉴스 검색에서 에이카 온라인 관련 글을 찾아보니 역시 24일에 올라온 글들 뿐입니다. 이런 의심을 하면 안됩니다만, 보통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에는 게임 점검을 하는 경우가 많아 혹시 그것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어서 찾아봤습니다.


[안내] 2월 24일 정기점검 완료

헉? 설마 했는데 정기점검 시간의 종료 시간 직전에 5개의 에이카 온라인 관련된 글이 올라온 것입니다. 참으로 신기한 우연의 일치이죠. 이거 무언가 냄새(?)가 난다 싶어 다섯 개의 블로그 글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글 내용이 대동소이했습니다.

모두 업데이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리고 이미지. 보도 자료에서 가져온 듯 모두 동일한 이미지입니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보도 자료 어디에도 없습니다.


에이카, 오는 24일 공개서비스 이후 첫 업데이트 실시

보도 자료 어디에도 이미지 하단에 설명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즉, 보도 자료로 배포된 것과 블로그가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가 다릅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지요. 이런 경우 저는 처음 봅니다. 블로거 들을 대상으로 따로 자료를 보냈을까요? 더욱 신기함을 느낀 저는 다섯 개 블로그를 모두 들어가 봤습니다. 급조된 듯한 펌 블로그였습니다.

저는 블로그를 통한 보도 자료의 재배포 등에 대해 굳이 반대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사내 마케팅 팀을 이용해서 올리더라도 그 역시 노력이겠죠. 이 건은 분명 태터앤미디어의 블로그를 이용한 삼성 광고 사건과 다릅니다. 제가 안타까운 것은 세련되지 못 했다는 게 아쉽습니다.

태터앤미디어와 삼성이 함께 짜고 친 고스톱이었던 T*옴니아 등의 광고 블로그는 전략은 좋았습니다. 모든 블로그가 동시에 글을 쓰지 않고 글 내용도 다르고 블로그 디자인부터 컨텐츠까지 풍성하고. 광고 글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 하게 리뷰처럼 잘 꾸며놓았으니까요. 물론 그 만큼의 정성을 들이긴 쉽지 않지만 조금 더 신경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미지를 조금 다르게 쓰거나, 배치 순서를 다르게 하던가. 에구구 순간 조금 낯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이런 우연의 일치를 보고 지레짐작 하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만, 아마도 제작사 또는 배급사의 블로그를 이용한 광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IP를 통한 비로그인 추천으로 인기글에 오를 수 있는 블로거뉴스의 맹점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다섯 개 글을 보면 로그인 추천은 몇 없습니다. 심지어 모두 같은 사람이 로그인 추천을 하고 있으니. 더 쉽게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홍보 문구로 잡고 있는 MMORPG와 FPS의 만남이라는 요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번 에이카 온라인의 배틀 필드 업데이트는 FPS의 요소라 볼 수 있는 것이 보이진 않습니다. 방을 만들고 팀을 이루어 팀플레이를 즐기는 것은 FPS의 고유 요소라 볼 수 없고 방을 개설하여 즐기는 MO(Multi-playable Online) 기반의 게임에서는 모두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카트라이더도 방 만들고 즐길 수 있지요. 심지어 팀 대 팀으로 팀플레이를 기반으로 독립된 공간에서 룰에 따라 대전하는 게임은 기존 MMORPG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요. 멀리 가지 않아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의 전장(Battle Ground)가 있습니다. 오히려 팀을 모을 때까지 게임을 즐기며 기다리지 않고 방에 들어가 대기해야 한다는 게 불편한 점인 거 같습니다. 기존 MMORPG에서 제공하던 게임 시스템을 방을 만들어 대기해야 하는 불편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그런 안타까움이 듭니다. 사용자 편의를 생각해서 필드에서 전투를 하다가 배틀 필드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방식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좀 더 세련된 블로그 홍보를 했으면 하고, 좀 더 편한 게임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걸 더 멋지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에이카 온라인이 멋지게 태어났으면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