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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이야기/경찰과 전의경

전의경의 고질적인 폭력은 집회 때문이다?

의경 구타에 대한 전경 출신 네티즌의 댓글을 보고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서 글을 씁니다. 경찰서 내에서 전의경들이 집단 구타에 대한 뉴스가 나왔고 그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에 대해서 '구타에 성추행까지..' 전의경 가혹행위 여전해라고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댓글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 이거 납득할 수 없습니다.

아 맞습니다. 폭력 시위에 맞서서 맞아죽지 않으려면 베테랑인 고참의 말을 듣고 따라야한다고. 저도 그렇게 배웠습니다. 저는 진압 중대에는 오래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핑계로 맞는 일은 이후에 없었습니다만, 그렇다면 진압중대가 아닌 부대는 안맞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전의경 들이 맨날 쳐맞는 건 이유는 간단합니다. 과거부터 구타와 폭력으로 부대를 유지하였고 그것이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쟁터에서 군기를 잡는 것은 폭력입니까? 절대 아닙니다.

그에 비해 육군은 많이 해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원끼리의 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대원 간의 구타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지휘관이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경찰은 어떨까요? 책임은 커녕 관심도 없습니다. 그것은 역시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육군의 경우 꾸준히 진급하더라도 일반 현역병을 상대해야 하고 현역병을 중심으로 지휘해야 합니다. 현역병에 문제가 있을 경우 언제나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하지만 경찰은 어떨까요?

절대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전의경 중대의 지휘관들은 잠깐 의무로 갈 뿐입니다. 처음 순경으로 경찰에 몸 담은 경찰은 순경, 경장, 경사, 경위, 경감을 거쳐 진급하게 됩니다. 이때 진급 직후 '의무 복무'라는 개념으로 잠깐 전의경 중대에서 대원들과 함께 합니다. 그 외에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근무합니다. 그렇기에 전의경 중대에서 복무는 그저 귀찮을 뿐이고 대원들을 관리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낍니다. 그저 와서 다음 진급을 위해 시험 공부를 하거나 하나도 일하지 않고 놀고 있을 뿐입니다. 이건 경찰대학교 출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이 경찰 내의 엘리트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경대생들은 고작 군대에 온 전의경들은 개밥보다 못 한 놈들인 겁니다.

도대체 이 상황에서 직업 경찰 중 누가 전의경들을 신경쓰고 전의경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돌보겠습니까? 미쳤습니까? 자신의 출세, 자신의 전문 분야와 전혀 상관 없는 곳에서 시간 떼우기만 하는 경찰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겁니다. 그저 자기가 피해를 보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그 피해라는 것은 대원들의 구타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경비 구역이 밀리지 않고 주어진 작전을 잘 지키는 것 뿐입니다. 그렇기에 그 모든 것을 고참에게 맡깁니다. 심지어 직접 나서서 패고 다니는 직업 경찰도 널리고 널렸습니다.

고참은 구 시대의 폭력으로 얼룩진 구도에서 그저 쫄병을 때릴 뿐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패고 문제가 생기면 가혹행위를 할 뿐입니다. 그래야 자기는 손끝 안거드리고 편할 수 있으니까요. 이 상황에서 전의경의 복지란 있을 수 없고 가혹행위와 폭력은 근절될 수 없습니다.

만약 경찰이 전의경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전의경 중대에서 지휘관으로 있는 이들에게 더 강력한 책임을 부여해야 할 것이고, 그것을.통해 대원 사이의 폭력을 근절하여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전의경 중대는 그저 끄나풀. 방범이나 돌고 방패나 들고 고생만 하는 소모품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런 책임을 지러 들지 않을 겁니다.

경찰은 절대 그 구조 문제로 전의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고 기존 진압 중대 모두 직업 경찰로 대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진압의 책임과 지휘의 책임을 모두 직업 경찰이 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전의경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렇지 않고서 이러한 전의경의 폭력과 가혹행위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습니다.

"숨소리 크다고 때리고 밥 조금 먹는다고 때리고"라는 기사를 보니 다음 대목이 생각납니다.

'미싱' '걸레짜기' '땡겨' '잠께스'

전의경은 내무반에서 '미싱' '바닥돌리기''걸레짜기' 등을 20~30분씩 계속해야 한다. '미싱'과 '바닥돌리기'는 내무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걸레나 솔로 바닥에 짜낸 치약을 한 방향으로 약 30여 분간 닦게 하는 것으로 행동을 천천히 하면 고참이 후임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걸레짜기'도 까치발로 걸레 위에 쪼그리고 앉아 20여분 간 솔을 이용해 물기가 하나도 없을 때까지 밀게 하는 것이다.

피해자 김모 씨는 지난 2월 미싱 과정에서 쌓인 감정을 참지 못하고 청소도구를 집어던지고 부대 밖으로 뛰어나가 도로에 주행 중인 버스에 들이박아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땡겨(양반다리로 앉아 목을 뒤로 제치고 팔을 앞으로 미는 자세를 20여 분 동안 하는 것)'와 '잠께스(버스 안에서 휴식 중 선임병들과 달리 후임병들은 허리를 꼿꼿이 세워 대기 자세로 있는 것)' 등이 후임병들에게 빈번하게 지시됐다.

이거 10년 전에 제가 복무할 때도 똑같았고 지금도 똑같은 겁니다. 심지어 용어도 똑같다는 게 거참. 육군을 다녀오신 분들 이런 거 당해보셨습니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전의경의 처지. 정말 불쌍할 따름입니다. 거기에다 전역자라는 사람이 저렇게 구타가 당연한 것이라며 그 책임을 집회를 갖는 시민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