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네트워크/블로그

블로그, RSS, 트랙백, 도구와 목적은 다릅니다.

Tracked from 블로그를 게시판쯤으로 아는 이런 사람들이 문제다. in SkyBell

블로그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블로그를 이루는 구성 요소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논쟁은 지겹도록 많이 있습니다. 블로그의 어원이 무엇인가, 그런 원론적인 야이기는 빼버리고, 블로그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는 형태로써는 그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의 기록입니다. 그 기록은 개인 생활일 수도, 어떤 목적을 갖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프로파간다를 주창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리뷰일 수도 있습니다. 즉, 컨텐츠의 내용을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시간의 흐름으로 기록으로 보여준다는 형태의 요소가 있습니다.

블로그는 기능으로써 트랙백과 RSS를 제공합니다. 트랙백이라 함은 특정 글의 관련 글을 그 해당 블로그에서가 아니라 다른 블로그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공통된 기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랙백을 하면서 굳이 덧글을 달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만, 이것이 필수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듯 합니다.

다음으로 이번에 이슈가 되고 있는 RSS. 무언가 있어보이는 뜻 같지만 이것은 "너무나 간단한 배급(Really Simply Syndication)"을 의미합니다. 원래 HTML로 웹 브라우저로만 컨텐츠를 배급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웹 브라우저로 특정 주소를 접근해야만 그 컨텐츠를 볼 수 있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런 제약에서 벗어나 공통된 표준을 만들어 웹 페이지에서 웹 페이지로 웹 페이지에서 클라이언트로 웹 페이지에서 서비스로 서로 손쉽게 컨텐츠를 배급하고 배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공통된 규약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트랙백과 RSS에는 공통으로 담긴 정신이 있습니다. 블로그는 열린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그 컨텐츠의 배급 역시 자율에 맞긴다는 것입니다.

만약 블로그를 쓰는 당신은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트랙백을 제한하면 되며, RSS를 제한하면 되는 것입니다. 덧글을 달지 않고 트랙백을 건다고 해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며, RSS를 다양하게 배급한다 해서 그것을 뭐라 할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싫다면 간단합니다. 트랙백을 닫고, RSS의 공급을 끊으면 됩니다. 문을 열어놓고 마음껏 들어오라 하고 특정인은 오지 말라하며, 물꼬를 터놓고 자유롭게 흐르는 물을 특정인은 마시지 말라함은 열린 커뮤니티를 지향하지 않겠다는 뜻이며, 그렇다면 문을 닫고 물꼬를 막으면 되는 것입니다. 들어오는 사람을 비난하고, 물을 마시는 사람을 비난하지는 맙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누구 마음대로 블로그를 이렇게 정의하며 RSS와 트랙백의 이용을 이렇게 규정 짓느냐 하면 그것은 제가 되려 드리고 싶은 반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것을 어떻게 보고 써오셨습니까. 설마 그것이 어떻게 기능하지는 몰라서 열어두고 온 것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다음RSS넷을 비롯한 RSS를 중계해주는 서비스를 반대하고, RSS를 통한 컨텐츠의 배급을 반대한다면 그것 역시 자유입니다. 트랙백을 닫는 것도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중계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을 또는, 트랙백을 덧글 없이 거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가 아닙니다.

자신의 컨텐츠를 자유롭게 배급하지 못 하도록, 물꼬를 막고 싶다면 RSS를 닫거나 제한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은 모두 당신의 선택이며, 그 선택을 누구도 비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물꼬를 터놓고 그것을 통해 물을 마시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당신의 컨텐츠를 사랑하며 애독하는 사람을 비웃는 처사입니다.

자유롭고 열린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블로그. 그것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RSS와 트랙백입니다. 그 근본조차 부정한다면, 선택은 두 가지를 포기하거나 또는 블로그를 포기하는 것이 대안이 아닐까 합니다.
박물관과 블로그는 다릅니다. 박물관은 건물 안의 갇힌 공간이지만, 블로그는 열린 공간입니다. 그것도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누구나 마음껏 컨텐츠를 마실 수 있는 RSS가 열린 공간입니다.

불행히도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RSS를 열어두는 것은 배급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입니다. 배급이 자유롭게 된다하여 당신의 저작권은 전혀 손상되지 않습니다. 단, 전송권은 모두에게 열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

다원성의 존중은 물론 중요하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원칙과 근본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은 다원성의 존중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