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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이야기

작은 용산, 홍대 두리반 승리를 축하합니다!

어제 정말 오랜만에 희소식을 들었습니다. 1년 반에 걸친 투쟁 끝에 두리반이 이주 대책 합의서에 사인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게 ‘촉’이 온 것은 7일 저녁쯤이었습니다. 시간 줄에 “5월 11일 두리반에서 예정된 행사가 취소되었습니다”라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에 이어서 몇 가지 이야기가 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설마? 하면서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두리반 합의문 조인식 준비중 @Gaiahead

그리고 8일 오전 마포구청에서 합의문 서명을 준비 중이라는 본격 트윗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두리반 조인 @picotera

그리고 드디어 합의문 서명. 바로 관련 기사가 나왔습니다.

언론으로도 보도된 두리반 승리 소식

먼저 가장 첫 소식은 참세상입니다.

‘홍대앞 작은용산’ 두리반 승리


‘홍대 앞 작은 용산’이라 불리던 두리반이 마침내 시행사와 이주대책을 합의했다. 농성 투쟁을 시작한 지 531일, 단전 324일 만이다. 철거투쟁에서 시행사와 조인식까지 가지며 공개적으로 합의 절차를 밟은 사례는 두리반이 처음이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철거투쟁에 새로운 역사가 열렸다”고 평했다.

(후략)

그리고 경향신문에는 6월 9일자 1면 탑으로 실렸습니다.

칼국수집 두리반, 다시 문 엽니다

(전략)

두리반의 투쟁이 시작된 지 531일째인 8일 정오 서울 마포구청에서 두리반 대책위원회와 시행사 남전DNC가 ‘두리반 철거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측 대표와 마포구·마포경찰서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양측은 ‘두리반이 기존 상권과 유사한 곳에서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두리반은 홍대 인근에서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후략)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이에 대해서 트위터에서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더군요.


경향신문 독자라는 게 이럴 때 뿌듯하다 @leafyoen

정말 저라도 경향신문 독자라는 게 뿌듯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주류 언론에서 크게 다루지 않던 홍대 두리반을 이렇게 1면에 크게 다루었으니까 말이죠. 그것도 슬픈 소식이 아닌 기쁜 소식으로 말입니다.

531일만에 끝난 두리반의 싸움

(전략)

인디음악가 단편선(25)씨는 “우리 같은 인디음악가들도 두리반과 철거민들의 처지와 비슷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두리반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사회구성원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평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씨 부부는 두리반에서 한달 동안 예정된 행사를 치르고 건물을 비워준 뒤 홍대 주변에 적당한 곳을 찾아 식당을 다시 열 예정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한겨레 신문은 음악가 단편선씨의 인터뷰로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두리반 투쟁, 승리의 의미

두리반 투쟁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철거 투쟁에서 시행사와 조인식을 가지며 공개적으로 합의 절차를 밟은 게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시행사와 두리반이 조인식을 가졌고 참관인으로 마포경찰서와 마포구청 양측에서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합의문에서 ‘두리반’의 피해를 보상하고 그뿐 아니라 기존 상권과 유사한 수준의 장소에서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모든 민형사 책임을 시행사가 가져간다는 점입니다. 이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좋은 성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좋은 성과보다 이제부터 말할 이야기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투쟁이 누구 하나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두리반의 안종녀 사장님 혼자서 투쟁을 하였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홍대라는 특수성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철거 도중에 멈춘 두리반 건물. 전기가 끊어지고 무너져가는 낡은 건물 속에서 이들은 언제나 즐거운 일을 하며 희망을 찾았습니다. 절망에 빠진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1년 반 동안의 투쟁을 함께 했기 때문에 더 값진 의미를 느낍니다.

나는 이들이, 부럽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부럽습니다. 2009년 크리스마스 때 철거가 닥쳤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그 이후 여러 연대의 이야기가 있었고 여러 즐거운 축제가 두리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별다른 활동을 못 했습니다. 연대에 함께 한 것도 없고 말이죠. 그런 그들이 승리의 축배를 올리는 것이 부럽습니다.

저로써는 다시 한번 많은 걸 생각하게 한 두리반의 승리입니다. 여기서 단지 부러워하는 것으로 끝날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두리반 협상 타결에 대한 사회당 논평으로 마무리를…

다시 국수를 팔 수 있게 된 '두리반', 환영한다

홍대 앞 작은 용산, ‘두리반’이 농성 1년 반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시행사인 남전DNC가 '두리반'을 홍대 인근에서 다시 열 수 있도록 보장하고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약속했다. 강제철거의 위협 속에서 큰 사고 없이 이렇게 농성을 끝낼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두리반'은 소설가 유채림씨 부부가 운영하는 홍대 앞 국숫집으로 지난 2009년 12월 24일 철거 용역이 들이닥치면서부터 농성장으로 변했고, 지난 1년 반 동안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다.
시행사가 '두리반'을 다시 열 수 있도록 보장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늦게나마 이렇게 합의가 이루어진 것을 환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가진 자의 탐욕을 위해 폭력적인 방식으로 서민을 내쫓는 야만적인 재개발 정책은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다.

2011년 6월 8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마지막으로 두리반의 승리,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