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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슈퍼 사이즈 미를 보는 언론의 태도

최근의 웰빙 바람이 불기 이전부터 패스트 푸드는 사람의 식생활에 있어서 최악의 음식이라 불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 푸드 업계는 패스트 푸드의 해악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그런 로비를 통해 제대로된 의학 조사는 펼쳐지지 못 했습니다. 그런 그때 화씨 9/11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의 뒤를 잇는 이로 각광 받던 모건 스퍼록 감독이 또 하나의 강력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때렸습니다. 그것이 바로 "슈퍼 사이즈 미"였습니다.

30일 동안 맥도날드의 음식만을 먹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그에 대한 다큐멘타리로 패스트 푸드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 뿐 아니라, 사회적인 여러 영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0일 동안 다른 음식을 먹는다고 저런 문제는 있지 않습니다만, 패스트 푸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의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조명이 있어야 겠죠.

제목에서도 말했듯, 저는 영화 자체라던가, 패스트 푸드 업계, 또는 의학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에 대해서 일침을 놓기 위해서 입니다. 악의에 넘치는 언론의 기사를 볼 때마다 불끈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잊지 않고 조중동 중의 막내라 불리는 동아일보의 기사가 문제시 됩니다.

영화 "슈퍼 사이즈 미"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충격이다, 어찌 이럴 수 있는가, 패스트 푸드를 조심해야 한다, 조사가 필요하다 등 일반적인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그것은 다음 링크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색에는 구글 뉴스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매일경제 - 패스트푸드 둘러싼 유해성 논란
세계일보 - [설왕설래]패스트푸드
오마이뉴스 - 슈퍼 사이즈 미 맥도날드, 갈 때까지 가보자
한겨례 - 몸으로 보여준 패스트푸드의 폐해
(위 순서는 가나다 순입니다)

모두 예상할 수 있는 평범한 반응입니다. 그러나 이 쪽은 다릅니다.

동아일보- [김상훈] 상식 밖의 ‘신체 실험’
이것은 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를 실험하고자 했던 시민단체 '환경정의' 간사 윤광용씨의 실험이 24일만에 중단된 사태를 놓은 비난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누리꾼(네티즌)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반응이 냉담합니까? 제가 본 반응은 "내가 지금껏 먹은 햄버거가 저렇다니 젠장" "먹을 걸 조심해야겠다" "진즉에 실험 중단하지 위험할텐데" 등의 반응 이었습니다. 절대 저런 냉담한 반응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실험이 패스트 푸드의 해악을 입증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김 기자님은 밝히고 있습니다만, 다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라는 것입니다. 즉,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들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패스트 푸드의 문제점을 이슈화하기 위해 무리한 실험을 했다. 인체 실험을 너희들 같은 시민단체가 하다니 가소롭구나"

이런 식으로 시민단체의 행동을 비꼬고, 더불어 누리꾼(네티즌)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처럼 쓰고 있는데 웃기지도 않습니다. 못 해도 동아닷컴 등에서 조사한 설문조사라 해도 믿을까 말까인데 고작 몇줄 뽑은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처럼 하다니. 전통적인 기사 작성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담배의 예를 들어 그런 실험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어줍짢은 저입니다만 한마디 하면, "뭐 먹었냐? 정크 푸드 먹으면 몸 버린다, 조심해라"입니다.

불행히도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동아일보 - 패스트푸드 유해실험 객관성 결여
먼저 기사로 때리고 독자의견으로 마무리하는 이 방법 흔히 씁니다. 독자의 편지라는 방법으로 자신에겐 책임 없다고 회피하고 있습니다만, 독자의 편지를 뽑은 건 바로 당신들 편집부입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은 지금껏 조중동이 지겹도록 쓰는 방법입니다. 먼저 사실을 적당히 왜곡하여 보도하고, 그 뒤 기사의 사설로 비난하고, 마지막으로 독자의 편지로 마무리. 지겹도록 쓰지만, 먹히기 때문에 계속 쓰고 있는 것이겠죠.

제가 검색한 결과에서 조선, 중앙의 결과는 못 찾았기 때문에 그 두 신문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똑같은 짓을 했다면 역시 비판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신문과 기자들의 행동에 대해 벌써 몇번째 언급하는지 모르겠네요. 정치, 음식, 생활, 게임. 모든 것에 광범위하게 펼쳐져서 이상한 소리를 하고 왜곡하는 언론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기에는 제게 쌓인 분노가 너무 큽니다. 매번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지만 이렇게 참지 않고 이야기를 해야 저도 다시 깨닫고 다른 분들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주말엔 슈퍼 사이즈 미나 보러 갔다가 맥도날드 천원 메뉴를 먹어줘야겠습니다. 요즘 패스트 푸드를 원체 안먹으니 가끔 먹어보고 영향을 느껴볼려 하는 거죠. 인체 실험입니다, 말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