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7일, 낮 12시 30부터 티맥스는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티맥스 데이 2009를 열었습니다. 이 행사는 참으로 신기한 행사였습니다. 그 동안 OS를 직접 만들겠다고 자처하고 제대로 된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았고 며칠전 합성한 스크린샷을 발표한 티맥스가 직접 제품을 발표하겠다고 하였으니까요.
티맥스데이 2009, 티맥스 윈도는 실재하는가?
저는 솔직히 IT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저 어찌어찌해서 MacOS부터 Windows까지 개인 사용자가 접할 수 있는 다수의 OS를 한번쯤 써봤지만 그냥 평범하게 컴퓨터로 오피스나 다루고 웹서핑이나 하고 동영상이나 보는 정도의 컴맹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직접 티맥스 윈도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피하겠습니다.
티맥스 윈도는 짜깁기? via Channy’s Blog
그러나, 티맥스 윈도 발표회에서 제대로 돌아갈 정도가 안되는 무척 느린 상태이며, 문제점도 많다는 정도의 자료는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11월에 판매하겠다니. 3개월 만에 그걸 하겠다는 건가요?
제 상식으로는 어떻게 3달 만에 이 문제 투성이의 제대로 구동되지도 않는 OS를 완성품으로 판매하겠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러나, 오늘 발표회에서 어떻게 그리 자신만만한지 알 수 대목이 있었습니다.
개발자의 이혼을 자랑스럽게 떠드는 티맥스 관계자
오늘 발표회 장에서 티맥스 관계자는 아주 뻔뻔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개발자 중 몇 명이 이혼했는지 모르겠다
나쁜 남편 나쁜 남자친구 만들었다
배 아픈데도 30일을 참다 쓰러졌다
웃으면서 애교로 봐달라고 이야기하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저는 IT 업계가 아니라 그 동네에 대해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근로자로써, 아니 노동자로써 열악한 환경에서 피땀을 뜯겨가며 사는 이들을 보면 가슴이 쓰립니다.
이게 자랑할 이야기인가요? 부끄러워서 쥐구멍에 쳐들어가야 할 이야기입니다. 이 말은 같이 일하는 이들을 혹사시켜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걸 발표 석상에서 뻔뻔스럽게 이야기하는 낯짝이라니 참으로 얼굴 두텁습니다.
일은 소중하다, 하지만 일이 전부는 아니다.
저 역시 일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일 하는 거 좋아합니다. 오히려 워커홀릭에 가깝습니다. 이 일이 중요하고 내가 해야 한다면 밤새서라도 꼭 합니다. 하지만 그걸 당연시 여기고 그에 맞추어 일정 짜고 일정에 맞추어 혹사 시키는 그런 방법. 절대 피해야 합니다.
그런데 티맥스는 그걸 통해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그 결과는 '결과'라 부르기에도 우스운 수준입니다. 결과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도 중요합니다. 티맥스의 이 제품이 개발자의 피땀을 착취해서 만들어진 결과인데 이 회사와 이 제품에 무슨 찬사를 보내겠습니까? 제품의 좋고 나쁨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티맥스가 개발자를 혹사시키는 악덕 기업이란 것은 오늘 발표회를 보고 아주 잘 느꼈습니다.
만약 티맥스 제품이 그들이 말 한대로 2/3에서 절반 가격에 나오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100% 호환된다 하더라도 저는 절대 그들의 제품을 사지 않을 겁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그렇겠죠 바꾸겠죠. 그렇게 개발자를 혹사시켜 만들어만 내면 된다고, 지금보다 더 참혹하게 바꾸어 나가겠죠. 저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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