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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이야기/용산 참사

용산참사, 떠나는 그들과 떠나보내는 눈물

2009년 3월 21일 토요일. 용산참사 현장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추모굿으로 1부는 12시부터 16시까지, 2부는 18시부터 20시까지 열렸습니다. 저는 다른 약속이 있어 늦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긴 8시였습니다만, 원혼 위령제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곧 비가 쏟아질 거 같은 날씨.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상황.
그리고 눈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왜 이들이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눈물을 흘려야만 하는지. 정작 이 자리에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들은 얼굴조차 비추지 않는지 말입니다.

유족들은 떠나가는 가족들을 그리워 하며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굿은 예정 시간인 8시를 넘어 9시를 조금 넘은 시간에 끝났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조금 더 빨리 정리했습니다.

현장을 진행하시는 분의 당부 한마디. 굿을 위해 준비한 음식 꼭 드시고 가라고. 과일도 최상품이고, 돼지고기도 삶았으니 드시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옹기종기 모여 막걸리 한잔과 함께 위령제에 올라왔던 음식을 나눠먹는 이들. 살아있는 자는 먹어야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떠나간 이들을 위해서라도.

비가 오는 밤. 위령제는 끝났지만, 용산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은 자들의 몫입니다.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의 처벌. 그것이 살아남은 자들이 떠나간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