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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마라톤 대회로 통제된 도로, 어떻게 지나가라굽쇼?

마라톤대회. 선수들은 1등을 위해, 기록을 위해 달립니다. 아마츄어 들은 완주를 목표로 즐겁게 달립니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축제의 이면에는 불편한 현실이 함께 합니다.

2009/03/15 - 서울 국제마라톤 대회를 달리는 사람들

서울 국제마라톤 대회의 즐거운 한 면을 글로 썼습니다만,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는 것처럼 불편함이 함께 합니다.

42.195km의 구간을 달리기 때문에 각 구간은 2시간 40분 가량 통제되어 차량도 못 지나가고 보행자도 못 지나가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큰 문제는 경찰의 통제였습니다. 경찰은 통행하는 버스와 차량을 막고 못 지나가게 할 뿐, 우회로를 전혀 안내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저쪽으로 쭉 가라고 하더군요. 특히 버스의 경우 우회 노선이 명확해야 버스를 타려는 손님들도 탈 수 있지 않습니까? 버스 운전수도 당황한 듯 경찰에게 어떻게 가야 할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에 대한 경찰의 대답은 황당했습니다. “쭉 가세요!” 제가 탔던 버스는 동대문 구청에서 좌회전하여 왕십리를 거처 성수대교로 빠지는 버스였습니다. 직진을 해서 신설동으로 나갈 경우 황당한 노선을 가야만 하는 것이죠. 게다가 동대문 구청 앞의 횡단 보도도 막혀 있기 때문에 건널 수 없었습니다. 지하철 역을 통해 가면 건널 수 있었지만, 경찰은 그런 안내 없이 “여기 못 지나요! 건너지 마세요!”를 외칠 뿐입니다.

실제로 마라톤 코스를 살짝 벗어나기만 해도 차는 꽉꽉 막혀있고, 어디에도 교통 경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회로를 안내하는 모습도 없고, 교통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도 없습니다.

그에 비해 반대로 향하는 길은 텅 빈 모습. 자동차는 유턴하여 빠져나가지만 버스는 방법이 없는 듯 막힌 길을 앞에 두고 그저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이 구간은 11시까지 통제되는 구간이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막혔을 겁니다.

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이 길을 쭉 따라갔습니다. 언젠가 버스가 원래 노선으로 합류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 길의 끝에 있는 도선 사거리에 도착하니 고산자로에서 좌회전 하는 버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버스 운전수 아저씨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얼마나 우회하였는지. 경찰의 안내 없이 길 열린 곳으로 겨우겨우 빠져 나와서 신답지하차도를 통해 우회했다고 합니다.

즐거운 마라톤 축제.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경찰의 엉망진창인 교통 통제와 안내가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 것입니다. 저야 사진을 찍기 위해 내렸다고 하지만, 덕분에 버스 3정거장을 걸어야 했고 많은 차량이 통제 구간을 건너가지 못 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어야 하니까요. 심지어 경찰은 남몰라라 길을 막고 있을 뿐이니. 우회로 안내가 전혀 없는 모습은 참으로 한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