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제3차 전국민 추모대회가 청계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아니,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합법적인 추모 집회조차 어처구니 없는 방법으로 막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또 하나의 명박산성을 쌓은 것입니다.
2009/02/08 - 용산참사를 추모하는 행렬, 서울 시내를 뒤덮다.
집회 종료 후 행진 소식은 위 글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청계광장을 버스로 모두 봉쇄하여 집결 장소를 막아버린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용산참극의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하는 시민의 모임을 막은 것입니다. 4시 전에 도착한 청계광장을 둘러싸고 시민들은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반성은 커녕 더 악랄한 방법으로 시민들을 억압하고 괴롭히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시민들은 청계광장 아래의 광통교 앞에 모였습니다.
약 5,000명의 시민이 모여 광통교와 청계천 도로를 메우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경찰과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단상에 백기완 선생님이 올라와 일갈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말입니다. 단상에서 내려온 백기완 선생님은 몸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부축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오시더군요.
평화롭게 집회를 진행 중인 시민을 향한 물대포. 정말 쏘려는 생각은 아니겠지만 현장에 모이는 사람들을 겁주고 쫓아내기 위한 전형적인 위력 과시입니다. 이렇게 시위 현장에서 경찰은 시민들을 위압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대원들을 앞에 세워놓고 시민들과 대화를 하지도 않는 지휘관. 한심합니다. 이런 양반들에게 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니, 납세 거부 운동을 해야 하지 않을런지…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삶의 터전을 잃고, 가족을 잃고. 희생자임에도 범죄자 취급을 받는 지금 그 분들의 가슴을 두 번, 세 번 갈기갈기 찢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분들은 다짐하셨습니다. 끝까지 이겨낼 것이라고. 저는 이 분들을 응원합니다. 여러분들도 이분들의 힘이 되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참극을 일으킨 작전을 수락하고 서명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그는 책임을 지고 자리에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그 뿐 아닙니다. 공권력을 악용하여 시민을 살해한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제 3차 추모집회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무교동 일대 주변을 모두 막고 집에 돌아가려는, 또는 가두로 나가려는 시민을 가로 막았습니다.
을지로 입구역으로 향하는 길 뿐 아니라, 청계광장 등 모든 길을 막고 시민들의 정당한 통행권을 방해한 것입니다. 집에 가지도 못 하고 옴짝달싹 못 하게 가로막더군요. 이유는 없습니다. 지휘관은 앞에 없습니다. 뒤에서 노닥거리며 놀고 있는 지휘관. 대원들은 헛소리나 지껄이고 말입니다.
그에 분노한 시민들은 그냥 참지만은 않았습니다. 인도변 도로에 불법 주차한 경찰에게 교통질서를 준수하라고 일갈하였습니다.
그것 뿐 아니죠. 경찰 버스의 타이어의 바람을 빼놓았습니다. 아, 절대 펑크 낸 것 아닙니다. 공기 주입구의 꼭지를 빼버렸을 뿐입니다. 아, 엄청난 폭력 시위죠? 대단합니다. 푸하하.
이렇게 3차 추모대회는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2월 6일로 예정되어 있던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9일로 연기되었습니다. 월요일에 발표됩니다만, 검찰을 믿을 수 있을런지. 자신들도 뻔히 알고 있던 경찰의 문제점을 눈감고 버텨왔던 검찰이 제대로 진행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용산 철거지역의 시행사인 삼성물산이 검찰을 잘 다스려 주겠죠.
14일에도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제4차 추모집회가 열릴 것입니다. 검찰을 믿으니까요.
'집회이야기 > 용산 참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검찰의 용산참사 수사 발표 (8) | 2009.02.09 |
---|---|
용산참사를 추모하는 행렬, 서울 시내를 뒤덮다. (11) | 2009.02.08 |
슬픔과 분노의 용산참사 추모 시국미사 (2) | 2009.02.05 |
서울역 광장을 가득 메운 용산 참사 추모의 물결 (14) | 2009.01.24 |
용산 참사 추모집회를 원천 봉쇄하는 경찰 (33) | 2009.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