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조(목적) 이 법은 시(특별시·광역시는 제외한다. 이하 같다)·군 또는 구(자치구를 말한다. 이하 같다)의 주민을 등록하게 함으로써 주민의 거주관계 등 인구의 동태(動態)를 항상 명확하게 파악하여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사무를 적정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을 보면, 인구 동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게 목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킨다고 합니다만, 글쎄요? 어떤 편익일까요? 행정 편의를 위하는 게 더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의 목적만 보아도 말이죠. 하지만 법의 어디를 찾아보아도 회원 가입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수 많은 행위는 법적인 근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민등록번호가 없으면 그 사람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그리고 인터넷 가입할 때 수 많은 중복 가입은 어쩔 거냐고 말이죠. 물론 그렇습니다. 주민등록번호는 그 사람을 확인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죠. 하지만 손쉽다는 게 어떤 문제를 가져왔는가를 생각해 보자고요. 이번 옥션의 해킹 사태를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만으로 아이디를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비밀번호 찾기 등으로 패스워드까지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수단인 거죠. 물론 저렇게 이어지긴 힘듭니다만,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으로 아이디를 확인하고, 비밀번호를 무한 대입해서 뚫는 단순한 방법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계정 해킹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추측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뿐 아니라 다른 모든 서비스는 이에 대한 위험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요. 보안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서비스의 잘못도 있죠. 하지만 이 모든 근본은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너무나 손쉬운 주민등록번호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 그리고 중복 가입 어쩌고는 서비스 업자가 해결할 문제지 우리가 신경쓸 문제는 아닙니다. 제대로 쓰이지 않는 계정을 정리한다던가, 같은 IP에서 다중 접속하는 것을 막는다던가 하는 보안은 그들이 신경써야지 왜 그걸 주민등록번호로 해결하려 하나요. 이거야 말로 호미로 막을 걸 쟁기, 아니 트랙터를 꼴아박아서 막는 겁니다. 그러니 뚝이 터지죠.
여기서 옛날 이야기를 하자면, 주민등록번호가 왜 생겼는지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거 지겨운 이야기이긴 한데, 1968년 1월 박정희 대통령 살해를 위한 특수 부대 남파 이후, 11월 21일부터 시작되었죠. 1968년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입니다만, 우리는 너무나 당연히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시대를 살아왔고 그게 당연하다고 여겨왔습니다. 왜?를 고민해본 적이 없는 거죠.
그래요, 간첩을 막기 위해서! 정말 주민등록번호의 존재가치가 이런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주민등록번호 없이도 행정 처리는 잘 될 수 있고 인터넷도 잘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이런 위험한 방법을 고수해야 하는지. 간단할진 몰라도 너무 위험한 거죠. 숫자 하나만으로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다니요. 겁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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