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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YB(지랄염병)으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서울특별시의 버스 노선 구분 체계에 대해서 한글문화연대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발벗고 나섰습니다. GRYB로 알파벳으로 구분되어 있는 시내 버스 구분표를 한글로 변경하라는 헌법 소원입니다.
올해 7월에 있었던 시내버스 체제 개편은 제게 있어서 충격이었습니다. 몇년전부터 이야기 나오던 것이 드디어 실시되는구나 하는 기대감과, 버스 요금의 인상. 그러나 그 무엇보다 충격이었던 것은 버스 번호가 모두 바뀐다는 것이었습니다.
버스 잘 안타고 다시는 분들, 잘 타시는 버스 번호 몇개만 외우면 되겠지만, 버스를 주로 타는 저는 버스 번호를 좔좔 꽤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나름대로 자랑스럽기도 했고요. 물론 중원에 강호는 많아서 저보다 더 잘 아시는 분도 많았지만. 그러나 그것이 한순간 무너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나도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아아, 그때의 충격이란. 버스 안내표를 보면서 내가 몇번 버스를 타야하는지 고심해야하고 타고 가면서 이 버스는 어디로 가는가 고민해야 했습니다. 평생 처음 겪는 고심과 고민이었죠. 물론, 쉬운 버스 번호 체계 덕에 회복 속도는 무척 빠릅니다만.
그런데, 그 이상으로 마음에 들지 않던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번째는 위 뉴스에서 말한 것처럼, 왜 GRYB로 알파벳으로 노선의 종류를 구분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한글, 예쁜 한글 놔두고 굳이 알파벳을 고르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거죠. ㄱㄴㄷㄹ일 수도 있고 가나다라일 수도 있고 아니면 무언가 뜻을 담은 이름일 수도 있죠. 새마을, 무궁화 등으로. (같은 맥략에서 KTX라는 명칭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알파벳이라니요. 더군다나 뜻을 알 수도 없는. 처음에는 G=Ground, B=Broad 등으로 생각했는데 아, 제가 높은 뜻을 헤아리지 못 했던 것입니다. 그냥 색깔 그대로였습니다.
두번째는 멋진 타이포그래피도 좋지만, 버스 노선번호와 경유지 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문제에 대해서 한글문화연대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나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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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한글, 우리의 한국어. 소중히 지킬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서울 시민이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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