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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서태지 게릴라(?) 콘서트와 경찰의 엉망진창 경비

서태지가 싱글 앨범을 내놓으면서 게릴라(?) 콘서트를 8월 1일 오후 8시 삼성역 버스 정류장 앞에서 열었습니다. 1달 전부터 그 자리에는 UFO가 조형물로 설치되어서 여기서 무언가 할 거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는데요. 며칠전부터 모두~에게 알려진 게릴라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실제 시작은 8시 30분부터였다고 하는데, 저는 그 현장에 가진 않았고 사무실 안에서 음악 소리가 크게 들리길래 '아 시작됐군, 사람들 몰리기 전에 집에 가야지' 하고 나갔습니다만, 무척 짧게 했나보더군요. 15분 밖에 안했다고 뉴스에도 나옵니다.

문제는 지하철 입구로 들어가는 통로에도 사람들이 꽉 차있고 서태지 컴패니 측에서 TRI 인터내셔널과 경찰에 경호 경비를 맡겼는데 완전 엉망이었습니다. 길을 한참 앞에서 막아놓고는 어디로 돌아가라는 안내 요원도 없고 길은 기동대 버스와 각종 장애물로 막혀있었습니다. 거기에 아직 사람은 꽉 차있는데 경찰중대 (강남서, 서초서 방범순찰대 등)은 버스로 다 돌아가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길을 돌아가라는 TRI 인터내셔널 직원에게 '대체 이게 뭐냐? 인도로 통행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던가 해야할 거 아니냐?' 했더니 그건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고 배째더군요. 아하, 좋군요. 이 친구들 저번 펜타포트 때도 경호 경비 맡던 친구들인데 진행 미숙을 많이 보여주더만, 여기서도 별 차이는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방순대 버스 옆에 있는 경비과 직원으로 추측되는 경찰에게 가서 항의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할 일 다 했다 식입니다. 얼씨구?

그래서 112로 전화했습니다. 삼성역에서 서태지 게릴라 콘서트가 있는 걸 아느냐. 그런데 인도 통행로도 확보하지 않고 있고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는 입구조차 막혀있다. 이에 대해서 알고 있냐? 라고 하니까 모른다고 하며 근처 지구대로 연락하겠답니다. 모르고 있다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무슨 소리냐 현장에 방순대가 여럿 있고 경찰도 다 나와있는데 무슨 지구대냐?"하니까 연락해봐야 안다면서 역시 무대포 대응입니다.
미리 다~~~ 알려주고 하는 게릴라 콘서트라는 것도 어이없어서 쓴 웃음을 짓게 했는데, 서태지 측의 경호 업체나 경찰이나 아주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씩씩 대면서 건너편 버스 정류장을 돌아서 지상으로 갔습니다.

저도 음악 좋아하고 공연 다 좋아하는데, 경찰 중대가 3개나 나와서는 현장 정리도 전혀 하지 않고 인파가 가득 남아있는데 버스에 탑승한 것도 웃기고 뒤에서 무전기 들고 지켜만 보는 모습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뭐하러 나온건지. 버스나 잔뜩 쳐서 바리케이트만 치면 끝인 줄 아나봅니다. 그리고 TRI 인터내셔널. 그 몇십분 동안 인파를 막느랴 짜증나는 거 이해가는데, 공연과 무관하게 지나가는 사람 통행까지 인도에서 무슨 권한으로 막는지 어이없습니다. 무조건 돌아가라는데 어디로 돌아가라는 건지도 모르게 막아놓고 어쩌라는 겁니까.

한 동안 친구들과 '야~ 서태지가 만화에서 본 마케팅 방법은 다 쓰는구나' 하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는데 오늘 경찰과 서태지 쪽 경호 업체의 진행은 엉망이었습니다. 잘 좀 합시다. 특히 TRI 인터내셔널. 공연에서 자주 보는데 이러면 짜증나요. 그리고 경찰. 뭐 할 말이 없습니다. 코엑스에서 삼성역까지 행진 집회 도중에 몇번 봤던 중대와 경비과 아저씨들도 있었는데 경찰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하는 게 맞나 봅니다.
그런데 제가 그 동안 광화문 주변에서 있었던 집회에 자주 갔습니다만, 강남 서초 방순대는 한번도 현장에서 본 적이 없었답니다. 다른 지역 방순대는 자주 봤는데요. 아시죠? 의경은 지원하면 우선 자기 지역으로 가는 거. 그래서 빡센 광화문 현장으론 안나오나 봅니다. 전국의 지방 중대가 다 오는데도. 이런 상황 짜증나겠죠. 그렇다고 자기 해야 할 일을 엉망으로 하면 안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