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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이야기/촛불항쟁

오늘 새벽 잠시 세종로로 마실 갔다왔습니다.

어제 밤 아는 형님과 '소 곱창을 먹을 수 있는 건 이제 얼마 안남았다'라는 농담과 함께 소곱창을 먹어 뱃가죽에 기름칠을 해준 다음 역시 걱정되는 마음에 시내로 향했습니다. 이미 뉴스와 블로그 포스팅 등을 통해 시내는 축제 중이란 걸 알고 있었습니다. 종로구청 근처에 차를 세우고 세종로 사거리를 가보니 완전 축제더군요. 시민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이야기하고 여기저기 웃음과 노래가 흐르더군요.

그래서 그냥 들어갈까 하다가 기왕 나온 김에 기동대가 버스로 막고 있는 선을 넘어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길은 전보다 돌아야 했지만 통과할 수 있는 길을 막진 않았더군요. 통과할 수 있는 길은 안국동 쪽 길 뿐이었습니다. 그쪽으로 들어가 삼청동, 효자동, 세검정 길을 모두 엿보았는데...

전면에 서서 대기하는 것은 방순대 등의 진압 전문 중대는 없었고 기동단과 특수 기동대 등 진압 전문 중대는 앞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어디 있었냐 하면, 바로 삼청동, 효자동, 세검정 뒷 길에서 휴식 중이었습니다. 물론 1선의 버스 뒤에 있던 중대 친구들도 일부만 깨어 있고 대부분은 앉아서 졸고 있더군요. 아직 별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주요 경력을 남겨두고 있는 것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경찰의 냉정한 판단을 기대합니다만, 그 동안의 모습을 보면 그런 기대는 어렵긴 하죠. 차를 몰고 잠깐 시청 앞 서울 광장도 지나갔는데 바닥에 위패가 놓여진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차가운 잔디 바닥이건만...

이제 해는 뜨고 낮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슬슬 세종로 사거리로 출발할까 합니다. 현장에 취재 캠프를 설치하려 합니다.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청계광장 근처에 자리를 잡을 생각인데 너무 늦게 출발해서 다들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거 아닌가 걱정되는군요. 이글루스에서 촛불시위에 참석하는 다섯 가지 방법에서 자그니님도 같은 곳에 자리를 잡으신다는데 말이죠. 얼릉 짐 챙겨서 출발해야 겠습니다. 오랜만에 시내에서 그리운 얼굴들과 만나기로 했으니.

고마워요, 이명박 대통령님. 덕분에 시민들은 즐거운 축제와 만남을 즐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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