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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요금 할인은 사기입니다.

SK 텔레콤은 10월 1일부터 망내 통화 요금을 50% 할인해주는 망내 할인 요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동안 시민 단체와 정보통신부에서 이동 통신 요금에 대한 인하 요구에 대해서 응답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거 사기라는 겁니다. 왜 사기인지 이야기하기 전에 망내 통화가 어떤 것인가를 알아보도록 하죠. 간단합니다. SK 텔레콤 번호에서 SK 텔레콤 번호로 전화를 거는 겁니다. 자신의 회선 안에서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통화 요금이 수익이 되는 겁니다. 10초에 20원 꼴인 현재의 요금 체계에서 망내 통화의 경우에는 이것을 모두 가져가고 SKT에서 KTF/LGT/KT/하나로통신 등으로 걸려갈 경우 일부를 회선 사용료로 내야만 하죠. 그런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50% 할인은 많은 혜택입니다. 다만 기본 요금을 2,500원 인상하는 게 사기의 방법입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망내 할인 요금은 기존 기본 요금에서 2,500원을 인상하고 대신 망내 요금을 50% 할인하는 거죠. 자 그럼 얼마 이상을 써야 실질적인 할인 효과를 얻게 되는 걸까요? 계산해 보도록 하죠. 간단합니다 할인되는 요금 만큼을 써야 가능한 거죠. 그 이전엔 똔똔이가 아니라 손해가 됩니다. 2,500원 어치를 할인 받을려면 5,000원 어치를 써야합니다. 그래야 딱 2,500원을 할인 받고 겨우 기존 요금 제도와 동일하게 됩니다. 만약 기존 기본 요금이 13,000원이었다면, 바뀐 기본 요금 체계에서는 15,500원이 되고 5,000원의 SKT 망내 통화를 이용하면 됩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SKT의 점유율이 약 50%이고 그런 상황에서 SKT의 망내 요금 비율은 역시 50% 가량이라고 합니다. 그런 통계를 바탕으로 하면 여러분은 10,000원 어치를 쓴 상태에서 겨우 기존 요금 체계와 동일해 지는 겁니다.

한번 볼까요? 기존 요금과 변경된 요금의 비교입니다.

통화 시간 83분 (5,000초) 기준
  기존 요금 신규 요금 변경 요금 비고
기본료 13,000원 15,500원 +2,500원  
통화료 10,000원 7,500원 -2,500원 5,000초(약 83분)
합 계 23,000원 23,000원 ±0원 (±0%)  

어? 이상하죠. 분명 83분, 1시간 23분이나 통화를 했는데 요금은 하나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그 이하를 통화할 경우 기존보다 요금이 오르는 겁니다. 아! 물론 22,500원 이상 사용하는 분들은 할인 혜택을 받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50%가 아니라 25%의 통화 요금 할인 혜택을요. 여러분은 얼마나 더 쓰죠? 그래서 조금 더 시뮬레이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화 시간 166분 (10,000초) 기준
  기존 요금 신규 요금 변경 요금 비고
기본료 13,000원 15,500원 +2,500원  
통화료 20,000원 15,000원 -5,000원 10,000초(약 166분)
합 계 33,000원 30,500원 -2,500원 (-7.5%)  

통화 시간 250분 (15,000초) 기준
  기존 요금 신규 요금 변경 요금 비고
기본료 13,000원 15,500원 +2,500원  
통화료 30,000원 22,500원 -7,500원 15,000초(약 250분)
합 계 43,000원 38,500원 -5,000원 (-11%)  

왜 통화시간 250분 기준까지 찝어봤냐면 이게 평균적인 1달 요금이거든요. 보통 한국 사람들은 1달 평균 4만원 가량의 이동 통신 요금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보다 훨씬 적은 160~200분 가량의 통화를 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0%이거나 10% 미만입니다. 거기에 SKT를 쓰고 있지도 않습니다만...

그러나 여기서 '우와~ 그래도 11% 인하잖아!' 이럴 수 있습니다. 11%의 요금 인하는 2006년 10조6,500억원대를 기록한 SK 텔레콤으로써는 통화 요금에서 수천억 대의 매출 감소 효과를 입게 됩니다. 그런데 왜 이게 사기라는 건지 이해를 여전히 못 하시는 분들이 계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이겁니다. 노림수는. "자, 봐라 우리에게 오면 50%가 싸다. 너도 오고 가족도 친구도 데려와라" 이겁니다. KTF/LGT 사용자가 약 2,000만 명 가량인데 이것을 통해 5%인 100만 명만 끌고 올 수 있다고 해도 매출이 4,000억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즉, 이동 통신 요금 인하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보이면서도 실속은 챙기고 심지어는 더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 이겁니다. 이런 걸 보고 뭐라고 하죠? 꿩 잡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일석이조? 겉으로는 멋진 할인 혜택인 척하지만, 실은 매출을 더 올리기 위한 수단이라 이겁니다. 게다가 망내 통화의 경우 한푼의 수수료도 내지 않으니, 실질적인 수익 증대 효과까지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 "뭐 어때, 내 요금은 내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있겠죠. 문제는 KTF나 LGT는 SKT 대비해서 요금이 저렴하다는데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가입비의 경우 SKT는 55,000원, KTF와 LGT는 33,000원에 일정 기간 이내에 재가입시 무료입니다. KTF의 MSN 모바일 무제한 요금의 경우 3,000원이며 SKT의 NATEON 무제한 요금은 3,300원입니다. 이런 식으로 SKT의 요금은 기본 요금은 비슷하거나 비싸고, 부가 서비스의 경우 10% 가량 비쌉니다. 그럼 한달 4만원 이상을 써서 10% 할인 받고 그리고 10% 더 비싼 요금을 사용하면 여러분은 얼마만큼의 요금 할인 혜택을 얻게 되는 거죠? 약 2~3%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됩니다. 멋집니다! 사용자들에게 50% 할인이라고 외치고 실은 2~3%만 혜택을 주면서 거기에 자신들의 매출은 늘어날 가능성까지 있는 겁니다. 정말 이러한 SKT의 마케팅과 요금 정책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잔머리 정말 잘 굴립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명한 소비자니까 속지 말아야죠. 이게 사기라는 걸 알아차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