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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야기

고건 전 총리의 사회통합위원회, 그 정체를 밝힌다

사회통합위원회라는 것이 2009년 12월 23일 공식 출범한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출범하는 이 사회통합위원회에 고건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정체를 꼭꼭 숨겨오셨던 고건 전 총리의 커밍아웃에 반가움을 표명합니다만, 도대체 이 통합위원회의 정체가 궁금했습니다.


ⓒ뉴시스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에 고건 전 총리

(전략)

▲고건(전북,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전 국무총리) ▲강신석(광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공동대표) ▲강지원(전남, 변호사) ▲김명자(서울, 전 환경부장관) ▲김성국(부산,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 ▲김수지(전남, 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 ▲김영신(전북, 전 한국여기자협회 회장) ▲김희상(경남,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노진영(광주, 초당대·목포대 총장) ▲라종일(전북, 우석대 총장) ▲문정인(제주, 연세대 교수) ▲박재규(경남, 경남대 총장) ▲박효종(서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법 등(전북, 조계종 호계원장) ▲복거일(충남, 소설가) ▲서정돈(대구, 성균관대 총장) ▲송석구(대전, 가천의과대학 총장) ▲송영욱(서울, 변호사) ▲송호근(경북,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신달자(경남, 시인) ▲오웅진(충북, 학교법인 꽃동네 현도학원 이사장) ▲윤평중(광주, 한신대 철학과 교수) ▲이문열(경북, 소설가) ▲이배용(서울, 대학교육협의회장) ▲이에리사(충남, 용인대 사회체육과 교수) ▲이영탁(경북, 세계거래소연맹 이사회 이사) ▲이원덕(경북, 삼성경제연구소 고문) ▲이원복(대전,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임혁백(경북, 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 ▲정진성(충남,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 부의장) ▲최재천(강원, 이화여대 석좌교수) ▲황석영(중국만주, 소설가)

사회통합위원회는 관계 부처 장관을 비롯한 16명과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민간위원 32명 등 고건 전 총리를 비롯하여 4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통합위원회라니, 참 냄새 풀풀 풍기는 이름입니다.

사회통합위원회, 그 정체를 밝힌다

사회통합위원회가 앞으로 무엇을 할진 잘 모르겠습니다. 이명박이가 말하기를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따뜻한 자유주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사회통합위원회를 구성하겠다”라고 했습니다만, 그 인간, 아니 쥐새끼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통합위원회라 하는 위원회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구성원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충 훑어보아도 아주 재미있는 양반들이 많은데, 표로 재정리해보았습니다.


사회통합위원회 지역별 분포도

지역별로 분포도를 보면, 경상도 전라도가 각기 30% 내외로 균등합니다. 충청도도 인구를 생각하면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강원도는 참담합니다. 단 1명 뿐입니다. 인구 비중을 생각해 보아도 이것은 이상합니다. 수도권의 경우 위원회의 연령대를 생각하면 수도권 출신이 적은 것은 이해가 갑니다만, 강원도는 완전히 왕따를 당했습니다.


사회통합위원회 직군별 분포도

이것을 직업별로 놓고 보면, 압도적으로 총장, 학장을 비롯하여 교수까지 약 50%가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반대로 어처구니 없지만, 종교인은 딱 한 명 불교에서 있습니다. 물론 교수나 총장, 학장의 학문 분야를 따지면 좀 다를 수 있습니다만, 약 40% 가량을 메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름 직업 이름 직업
고건 전 국무총리 송석구 가천의과대학 총장
강신석 우리민족서로돕기
운동 공동대표
송영욱 변호사
강지원 변호사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신달자 시인
김성국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 오웅진 학교법인 꽃동네
현도학원 이사장
김수지 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
김영신 전 한국여기자협회
회장
이문열 소설가
김희상 한국전략문제
연구소 소장
이배용 대학교육협의회장
노진영 초당대·목포대 총장 이에리사 용인대 사회체육과 교수
라종일 우석대 총장 이영탁 세계거래소연맹
이사회 이사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원덕 삼성경제연구소 고문
박재규 경남대 총장 이원복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박효종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
법 등 조계종 호계원장 정진성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 부의장
복거일 소설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 황석영 소설가

앞서 쭉 나열된 표는 보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정리해서 보니 아주 멋진 분들이 많습니다. 소설가로 유명한 복거일과 이문열. 먼나라 이웃나라로 유명한 이원복 등 앞장서서 골 아픈 소리를 떠들던 분들이 많습니다. 32명의 전력을 모두 조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습니다만, 그랬다가는 이 글이 끝나지 않을 듯 하여 이 정도에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사회통합위원회? 차라리 사회통제위원회라고 해라

물론 이와 같이 수치의 분배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만으로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개 32명의 위원회가 나서서 국민 통합이니 나불대는 것이 가장 난센스인 것입니다.

본디 시민들은 서로 다른 뜻을 갖고 서로 다른 의지를 갖고 태어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어떻게 서로 조율하고 서로를 이해하는가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상호 의지를 무시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악랄한 통제입니다.

사회는 통합의 대상이 아닙니다. 통합은 같은 뜻을 갖고 같은 방향을 갖는 사람끼리나 논의할 내용이지 서로 다르다면 그것은 통합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회를 통합하겠다는 것은 다른 뜻을 갖고 다른 방향을 가진 이를 배제하겠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닌 것입니다. 사상의 통제, 사회의 통제. 그것이 바로 사회통합위원회의 방향이라는 것은 구성원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편협한, 아주 편향된 방향이란 것은 쉽게 예측됩니다.

고건 전 총리의 커밍 아웃과 함께 시작하는 사회통합위원회, 아니 사회통제위원회의 앞날에 저주만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