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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노동과 임금

폐지마저 내꺼, 쓰레기 주워먹는 것도 뺏는 고려대

고려대학교는 엄청난 부자 학교입니다. 한 해 예산이 6천억 원에 다다릅니다. 등록금이 동결되었다 하더라도 그 동안 엄청난 비율로 등록금을 올렸습니다. 90년대 중반에 200만원 하던 등록금은 이제 500만원에 육박합니다. 10여 년 만에 두 배가 오른 셈입니다.

그렇게 배 부르고 등 따스운 고려대가 폐지마저 내꺼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용역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폐지로 식대를 충당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 말입니다.

폐지마저 내꺼다!


ⓒ 프로메테우스 / 김성일

만원 주면 한달간 밥 먹을 수 있지? 고려대의 이상한 폐지 사랑

10월 29일, 고려대 청소 용역 노동자들에게는 “폐지를 모으지 말고 버리라”는 지침이 떨어졌다. 폐지를 따로 모아서 팔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 그 동안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쓰레기를 청소하며 나오는 폐지를 팔아 식대에 보태 써왔다. 대부분의 끼니를 학교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식대는 1인당 월 3만5천원 밖에 지급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학교와 용역업체의 병적인 ‘폐지사랑’에 한 노동자는 “쓰레기 주워 먹는 것도 빼앗으려고 하느냐”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고려대 학생들도 크게 반발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만든 쓰레기이니 누가 쓸지도 우리가 결정하겠다”며 학교측에 항의했으나 학교측은 “용역업체의 결정이지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학교측은 용역업체와 노동자의 분쟁문제이므로 자신들은 끼어들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학교에서 나온 쓰레기도 엄연히 학교재산”이라는 모순된 주장을 동시에 펼쳤다.

(후략)

고려대학교 측은 학교에서 나온 쓰레기도 학교 재산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나온 재산은 모두 학교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많은 이들이 내놓는 것이 학교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사건을 정리해 보면

사건의 시작은 간단합니다. 학교 측이 등록금 동결 때문에 폐기물 관리 업체에게 용역비를 줄입니다. 그 때문에 용역 업체는 폐지라도 팔아야 적자를 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1달에 3만 5천원 밖에 식대를 받지 못 합니다. 김밥 한 줄을 사먹어도 1,500원 하는 시대에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폐지로 식대를 겨우 메워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용역 업체가 폐지를 빼앗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즉, 폐지로 먹고 사는 이들의 폐지를 고려대가 빼앗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식대 문제를 제기하자, 용역 업체는 ‘한달 만원’을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4만 5천원. 참으로 대단한 금액입니다. 그에 노동자들은 ‘한달 2만원’을 내걸었습니다. 6만 5천원 식대… 저로써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용역 업체는 거절했고 협상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폐지를 모으면 법적으로 처리하겠답니다. 힘 있는 자들은 뭐든 법으로 나서겠답니다. 그렇죠, 대한민국의 법은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고려대는 앵벌이 집단?

고려대는 앵벌이 집단인가 봅니다. 용역 업체를 통해 청소 용역으로 일하는 분들의 식대를 삥 뜯는다니. 이거야 말로 앵벌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앵벌이로 번창하는 민족 고대. 이제 민족이란 말 빼고 앵벌고대라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