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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페스티벌

2박 3일에 걸친 대장정, 펜타포트 2009가 열립니다.

매년 7월 마지막 주 금, 토, 일에 걸쳐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09가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간에 걸쳐 송도 시민공원(대우자동차 판매부지)에서 열립니다.

1999년에 열려다 폭풍우에 트러스트가 무너져 실패한 트라이포트 이후로 2006년, 2007년, 2008년 3회에 걸쳐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이제 명실상부하게 한국 최대의 락 페스티벌이라 불러도 손색 없습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펜타포트는 매번 유명 밴드가 헤드라이너를 차지하여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었습니다.

헤드라이너

오픈된 메인 스테이지와 천막이 쳐있는 서브 스테이지 2군데에서 펼쳐지는 펜타포트는 매일 마지막 무대에 서는 뮤지션을 헤드라이너라고 부릅니다. 그날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이죠. 특히 마지막날 메인 스테이지가 가장 최고의 무대입니다.

2006년에는 THE STROKES, PLACEBO, Franz Ferdinand, 2007년에는 The Chemical brothers, L'Arc~en~Ciel, MUSE, 2008년에는 ELLEGARDEN, TRAVIS, UnderWORLD;가 헤드라이너를 장식해서 멋진 공연을 보여준 바가 있죠.

저는 그 동안 1999년 트라이포트 때는 군 생활 중이라 못 가고 펜타포트 2006은 입원으로 못 가고, 2007년부터 찾아가고 있는데 참으로 즐겁습니다. 기억에 남는 뮤지션으로는 The Chemical brothers, 이한철, Asian Kung-Fu Generation, Testament, PETERPAN COMPLEX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아직 정식 홈페이지도 오픈하지 않았고 정확히 장담할 수 없지만, 펜타포트가 일본 후지 락 페스티벌과 연계되어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지 락의 라인 업을 보면 펜타포트의 라인업이 보입니다. 후지 락과 펜타포트는 일정이 같습니다. 모두 7월 마지막 주 금토요일에 열리죠. 사실 펜타포트를 기획, 주관하는 기획사와 후지락을 기획사에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이미 2009년 후지락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뮤지션은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1차로 공개된 멤버는 ANIMAL COLEECTIVE、BAD BRAINS、FALL OUT BOY、FRANZ FERDINAND、WEEZER 등으로 Franz Frediand의 경우 2006년에 펜타포트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를 장식한 밴드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중 WEEZER가 꼭 한국에 와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더군요.

또한 2차로 공개된 라인업은 THE KILLERS, 9mm Parabellum Bullet, OASIS, PEACHES, PUBLIC ENEMY 등입니다. Fucking OASIS! 만약 WEEZER, OASIS가 헤드라이너로 펜타포트를 찾는다면 2009년 펜타포트는 정말 불탈 거 같은 예감이 듭니다.

헤드라이너에 대한 아쉬움

저는 펜타포트에 대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 동안 3년에 걸쳐 펜타포트가 열렸지만, 메인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로 한국 밴드가 오른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서브 스테이지에는 있습니다만, 메인 스테이지는 전무합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질까요? 그것은 한국 밴드는 이미 한국 내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특정 뮤지션을 미끼로 많은 팬들을 펜타포트로 끌어 들여야 하는 기획사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4년째를 맞이하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제는 한국 밴드가 메인 스테이지에 헤드라이너로 오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 밴드가 헤드라이너로 오른다면, 저는 김창완 밴드가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연륜도 있고 곡도 많이 알려져 있고 누구나 좋아할 폭 넓은 음악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홍대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리얼주크박스 공연에서도 유일하게 단독으로 2일 공연을 갖으니까요.

펜타포트에 거는 기대

저는 펜타포트가 너무 참가하는 뮤지션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재작년 2007년엔 친구들과 2008년엔 여자친구와 함께 다녀왔는데, 원래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특정 뮤지션이 오는가 마는가에 관심을 갖더군요. 그러다보니 제가 아는 어떤 분의 사모님은 "WEEZER가 안오면 안가!"라고 선언하기까지 하던데요. 저는 그보다는 페스티벌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누가 오면 좋겠어, 누가 꼭 와야해, 그런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보고 싶은 마음 듣고 싶은 마음 절로 넘칩니다. 하지만 작년에 여자친구와 함께 가고 나서 마음이 좀 바뀌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락 밴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냐면 아이돌 음악을 훨씬 좋아합니다. 저와는 대칭 선에 있는 음악 취향인 거죠. 한 때 아이돌 음악과 문화를 혐오하던 제가 그런 문화를 별 부담 없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제 그 친구가 제가 좋아하는 문화를 이해하기 시작하더군요. 음악은 잘 모르지만 페스티벌 분위기가 너무 즐겁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양쪽 무대에서 생음악이 연주되고, 쏟아지는 햇빛 속에서 맥주 한 잔 걸치다 춤도 추고 뒹굴어도 보고. 세상에 그런 기회가 어디 있겠습니까? 1년에 딱 한 번 7월 말 펜타포트 뿐인 거죠. 벌건 대낮에 길거리에서 맥주 캔을 들고 다녀도 뭐라 하지 않는 분위기. 심지어 위스키 까먹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배고플 때 막걸리 까먹고 있어도 좋습니다.

펜타포트를 즐기는 법

사실 펜타포트 위치가 참 멉니다. 인천이라고 하지만 송도는 인천 저 끝 매립지입니다. 서울 시내에서 버스로 2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이죠. 그러다보니 출퇴근은 강력하게 비추합니다. 그리고 펜타포트의 매력은 메인 무대가 끝나는 밤 11시 이후 그리고 그날 새벽까지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펜타포트 부근에 숙소를 잡는 게 좋습니다.

숙박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하나. 근처 찜질방에서 뒹군다.
두울. 야영장에 텐트 친다.
세엣. 근처 모텔을 잡는다.
네엣. 송도 라마다 호텔을 잡는다.

편의성은 위로 갈수록 떨어지고 가격은 아래로 갈 수록 오릅니다. 잘 생각하시고 고르시면 되는데, 위치는 두번 째 야영장이 가장 가깝습니다. 부지 내에 야영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라마다 호텔도 괜찮습니다. 저처럼 나이 지긋한 30대 중반의 아저씨 아줌마들은 라마다 호텔의 공연장 방향 쪽으로 잡고 음악 소리에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죠.

2009 펜타포트를 기다리며

매년 그래왔습니다만, 펜타포트 라인업은 4월 말경에 공개 됩니다. 그리고 사전 조기예매는 5월 초. 그리고 라마다 호텔의 예약은 5월 말이면 끝납니다. 점점 라마다 호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니, 이번에는 더 빨라지지 않을까 싶군요. 즉, 4월 말에 라인업을 보고 5월 초에 조기 예매를 하고 5월 중순에 호텔 에약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7월 24일, 27일 휴가를 내고 날라가는 거죠. 일요일에 뽀지게 굴러주고 월요일 회사 출근은 불가능합니다. 제게 있어 7월 마지막주 금요일과 그 다음 월요일은 무조건 휴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