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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노동과 임금

최저시급 만원시대 선진조국 초석된다.

최저 임금이 얼마인지 아시는 분은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시간당 4320원. 한 시간 일해서 식사 한끼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행여 혹자는 싼 거 먹으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그 돈으로 먹을 수 있는 게 얼마나 있을까요? 싸구려 도시락이나 라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지켜지지 않는 최저임금

현재 최저 임금 수준으로 받는 사람의 수는 엄청납니다. 수 많은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는 최저임금을 겨우 받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최저임금조차 지키지 않고 부려먹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고용주라는 점을 이용하여 최저임금 미만의 급여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악랄합니다.

"한국 최저임금 수준과 개선방안" 토론회 개최 via 참여연대

참여연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김유선 한국 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의 발언에 따르면, 2010년 8월 기준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노동자는 196만 명이며, 이들 중 94.3%(185만 명)가 비정규직이고, 76.6%(150만 명)가 고졸 이하의 학력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중 67.6%가(132만 명)이 10인 미만의 영세 업체에서 일하는 이들입니다만, 100인 이상 사업장도 4.3%(8만 명)이며, 특히 정부에서 실시하는 공공노동에서 최저임금 미달자가 11.1%(11만 명)이나 됩니다. 정무가 나서서 법을 어기고 있습니다.

누구도 나서서 이를 단속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보다 못 받는다고 호소할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약한 입장에 있는 노동자들은 그저 어쩔 수 없이 그 임금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그렇게 말합니다. “네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 “네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리 노동을 해도 살아갈 수 없는 수준으로 임금을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최저임금은 그 사람에게 최저한의 삶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부려 먹기 위해 정해진 게 아니라 이겁니다.

최저임금의 암울한 역사

최저임금은 1988년에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서 노동자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여 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꾀하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최저임금의 역사와 미래. 그리고 암울한 현실

제가 2009년에 썼던 글입니다만, 1988년부터 2010년까지의 최저임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는 4320원이 되었습니다. 2011년 최저임금을 정할 때 아주 웃긴 일이 있었습니다. 정부와 기업측에서 “10원”을 올리자고 한 것입니다. 4120원… 1,000원도 100원도 아닌 10원.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웃긴 일은 올해도 계속됩니다. 올해는 더 뻔뻔합니다. 최저임금이 이미 많이 올랐다고 동결하자고 합니다.

최임위, 사용자편향 박준성교수 위원장선출 강행, 경총 동결안 폭거

사용자 측의 동결안을 최저임금위원회가 그대로 받아들이고 노동자 측에 제시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말입니다.

최저임금 5410원? 8086원? 만원?

현재 다양한 금액의 최저 임금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여 최저임금 5410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노동자의 평균 임금의 30% 수준인 4320원이 아닌 평균 임금 50% 수준으로 맞추자는 게 최저임금 5410원입니다. 최저임금 5410원일 경우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로 한 달을 일했을 때 113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조금 많다는 생각 들지 않습니까?

그것은 주5일제로 근무했을 때 한 달에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노동시간이 209시간으로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만근을 했을 때 4일의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26일치 급여로 계산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할까요? 실제로는 일한 날짜만 겨우 받는 수준일 겁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180시간 수준 밖에 받지 못 합니다. 아마 이게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는 분들의 금액일 겁니다.

현재 4320원 최저임금으로 한 달을 일하면 90만원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80만원 수준 밖에 받지 못 합니다. 게다가 저기서 공제액을 제외하면 70만원 남짓. 그나마 최저임금도 안되면 70만원도 안될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걸로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과거 최저임금에서 얼마를 올리자는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서도 안되고,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정하자고 하는 것에도 반대합니다. 이런 비현실적인 금액으로 생활하긴 불가능합니다. 최저한의 생활조차 보장되지 않는 최저임금.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이 아닙니다.

최저한의 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최저임금

최저생계비는 2010년 기준으로 1인 50만원, 2인 85만원, 3인 111만원, 4인 136만원 수준입니다.

‘최저생계비 생존실험’ 버틸수 있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 그 생계비로 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조차 채우지 못 하는 최저임금. 이게 정말 최소한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저임금입니까?

민주노총에서 주장하는 최저임금 5410원도 이와 같이 최저한의 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기준으로 턱 없이 부족합니다. 그렇기에 현재의 두 배 또는 그 이상으로 ‘현실화’하여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현실 속에서 생활을 영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만원시대 선진조국 초석이다

제목을 보고 어리둥절했을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치 7, 80년대의 선동 문구 같은 제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트위터를 팔로하시는 분들은 자주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가끔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트위터로 이야기하는 문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 혹시 “봇”으로 돌리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모두 직접 치는 것입니다.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목표는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최저임금 만원으로 현실적으로 최저한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임금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최저임금 만원시대 선진조국 초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