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집회,시위법

역사 속의 인물과 함께 역사의 한순간이 되었습니다.

Namu(南無) 2008. 7. 1. 19:48
문정현 신부님
문규현 신부님
전종훈 신부님
김인국 신부님


그외 많은 정의 구현 사제단의 사제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다녔습니다. 그때 너무 즐겁게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가면 언제나 맛있는 게 있고 아름다운 수녀님들이 즐겁게 놀아주시고. 유치원 가는 걸 즐거워했습니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도 그런 줄 알았지만 갔더니 받아쓰기만 줄창 시키고 그리 즐겁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저는 종교가 없지만, 그 유치원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어떤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그 유치원은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저는 종교와 먼 거리를 두다가 군 생활 시절 훈련소에서 종교 시간에 미사를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예스'를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군대에 입대했음에도 정신줄을 놓고 살던 저는 쵸코파이를 여전히 좋아하지 않았고 오예스를 찾아 미사를 갔던 것입니다. 역시 그 이후로 제가 미사에 참석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8년 6월 30일 시청 앞 서울 광장에 모였습니다. 이 많은 천주교 신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모여있었습니다. 그리고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 시국 미사를 현장에서, 그리고 인터넷 중계를 통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 동안 5월 24일부터 6월 29일까지 1달이 넘는 동안 가두 행진과 투쟁을 하면서 수 많은 법을 어겼습니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경찰공무원법. 그리고 경찰의 폭력진압, 시민의 무력행사 속에서 저 역시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시민이 승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시위를 억지로 마치고 쫓겨나듯 집으로 돌아갈 때는 가득찬 분노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6월 30일 처음으로 가슴에 희망을 담고, 승리의 환호성을 외치며 마음 편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아직 우리는 승리하지 못 했습니다. 저는 이제야 시민들의 싸움은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우울한 소식은 들려옵니다. 조선 중앙 동아 3개 미디어는 미디어 다음에 뉴스 공급을 7월 5일 0시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하였고, 경찰청 경비과장은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개신교의 목회자가 청와대 방문을 하려 했지만 냉대를 받고 고작 서신 항의문을 전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제목에서 이야기한 "역사의 한순간"이란 설레발일지도 모릅니다. 김치국부터 마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진정한 역사의 한순간이 될 때까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려 합니다. 그것이 1달 아니 4년, 아니 30년이 될지라도요.

저는 언제나 이런 꿈을 꿉니다. 머리가 하야진 제게 손녀가 다가옵니다. 교과서를 펼치면서 제게 묻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그때 뭐 했어?

저는 손녀에게 대답합니다.

할아버지는 말이다~

그리고 인터넷을 열어 제 블로그를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꺼냅니다.

내가 그날 말이지…

제 꿈이 이루어질 수 있길 바라며, 이 꿈이 모두와 함께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