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스라엘은 테러 집단을 대응한다는 핑계를 대고 가자 지구에 엄청난 폭격을 감행 했습니다. 그 폭격은 주말 하교 시간에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어린 학생과 여성 등을 포함한 민간인 200여명이 학살 당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테러 집단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팔레스타인을 억압하고 쫓아내기 위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그 땅이 자신들의 땅이라 우기며 그 땅의 주인을 몰아내려 합니다. 그들에겐 자국민이 아닌 이들의 목숨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 겁니다.
그런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오늘 오후 3시에 사회당은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그 소식을 듣고 이스라엘 대사관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찾아가려고 지도를 봤더니…
그 위치는 무척 충격적이었습니다. 바로 여름 내내 촛불 항쟁 기간 동안 보냈던 청계광장. 바로 그 앞에 있는 청계 11 빌딩 18층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그리도 많이 지나다니면서 이스라엘 대사관이 그곳에 있는지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사회당 최광은 대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는 성명을 기자 회견 자리에서 발표했습니다.
휴전협정이 끝나기 무섭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중 학살이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27일, 28일 양일간 100여 톤의 폭탄을 퍼부었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280여 명이 사망하고 800여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최악의 피해자 규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예비군 6천700명의 동원령을 승인하고 가자지구 접경지대로 지상군 병력을 집결시키는 등 지상작전에 돌입할 태세에 들어갔다.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당겨진 셈이다.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봉쇄정책에서 출발한다.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치안통제권을 장악하자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다. 그 결과 150만 여 명의 이곳 주민들은 극도의 빈곤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엄연히 팔레스타인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공적 정당이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교육과 의료 등 사회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그 결과 국민으로부터 폭 넓은 지지를 얻어 2006년 1월 의회 선거에서 집권 파타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격을 가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평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1967년 중동전쟁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이스라엘은 또 다시 ‘땅따먹기’에 혈안이 된 깡패 국가로 돌아갈 작정인가.
이스라엘은 즉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과 봉쇄정책을 중단하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붕괴를 목표로 하지만 실상 붕괴되고 있는 것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삶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학살은 용인될 수 없다.
2008년 12월 29일
사회당
그리고 항의 서한을 이스라엘 대사관에 전달하고 당 대표가 직접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철수할 예정이었던 것 같은데, 일은 그리 수월하게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미 전조는 기자 회견을 하고 있는 도중에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대사관을 담당하고 있는 경비과 형사들과 주변 경계 중이던 기동대 2개 분대와 중대장까지 달려오기 시작했으니까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려 하자, 담당 경찰은 난색을 표하며 대사관을 갈 수 없다고 막아 섰습니다. 이스라엘 대사관은 어떠한 항의 서한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최광은 대표는 만약 이스라엘 대사관이 그런 의사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한국 경찰의 입으로 듣고 싶지 않다. 당신들이 그들의 뜻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와 같이 대사관 경호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의 입장도 십분 이해합니다. 타국 대사관이고 그 중 이슈가 되고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이라니. 사이에 껴서 트러블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겠지만, 무작정 막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최광은 대표의 요구대로, 이스라엘 대사관에 직접 문의하여, 항의서한을 받을 것인가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대사관 측은 사진 촬영을 거부하는 조건으로 대화에 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로비에서 나와 현관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현관에서 기다리니 이스라엘 대사관 측은 본국에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면서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그러한 항의 서한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본국의 뜻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황스럽겠지만 최광은 대표의 1인 시위를 지켜보며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노' 이스라엘 대사관은 어떠한 항의 서한도 받을 수 없다고 거절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1인 시위를 계속하더군요. 하지만 이스라엘 대사관은 참으로 쫀쫀한 거 같습니다. 뻔뻔하기조차 하고. 280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고도 반성의 뜻조차 없습니다. 대화조차 거부하니까요.
그렇게 1인 시위 모습을 지켜보다가 어떤 시민이 다가와 물어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민과의 대화가 끝난 후 저도 다가가서 물어봤습니다. 그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 하고요. 그랬더니 대답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관심을 갖고 물어본 이는 일본인이라고. 약간 서투르지만 한국어로 물어보는 일본인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제가 지켜보는 동안은 잠깐 쳐다보고 지나가는 시민은 있었지만 다가가서 관심을 표명하거나 물어보는 이는 없었습니다. 정작 외국인이 관심을 갖는다니.
하지만 내일부터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민간인을 무참히 학살하고 사과는커녕 대응조차 하지 않는 이스라엘. 참으로 악랄합니다. 뻔뻔합니다. 거기다 쪼잔 하기까지 합니다. 항의 서한조차 받으려 하지 않는다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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