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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이야기

12월 31일 보신각 촛불집회는 '설'이 아니라 “기정사실”

많은 분들이 12월 31일 보신각 타종행사에 모여 이명박 정부 퇴진과 한나라당 해체를 외치는 함성을 외치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11월부터 주변 지인들과 그런 이야기를 해왔고 12월 초부터는 블로그를 통해서 공공연한 기정사실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08/12/04 - 12월 31일, 보신각에 모여 힘찬 함성과 함께 새해를 맞이합시다.

그렇습니다. 31일 새해를 맞이하는 보신각 타종 행사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렇게 외쳐봅시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독재타도 민주수호"

그런데 경찰에서도 그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31일 보신각 촛불집회에 경찰 긴장

보신각에서 현 정부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된다는 정보가 입수돼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중략)

각종 집회가 열렸던 지난 주말을 전후로 이런 글들이 아고라 등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제야 행사 당일 경비 대책을 세우는 경찰도 긴장하고 있다.
새해를 맞는 제야의 종 행사에서 반정부 구호가 나오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엄청난 인파가 몰려나온 상태에서 강제 해산 등 조치를 취할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31일과 올해 1월1일 사이에 열린 타종 행사에는 보신각 일대에만 시민 10만여명이 모였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올해 제야의 종 행사에서 보신각 일대에 예년보다 많은 경찰병력을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아마 경찰이 29일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처음 안 것은 아닐 겁니다. 경찰 정보 형사도 꾸준히 인터넷을 감시합니다. 현장에서 정보과 형사들이 탄 버스를 엿본 적이 있었습니다.

정보과 형사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인터넷 게시판을 체크하고 있더군요. 와이브로가 장착된 노트북으로 말입니다. 촛불 항쟁 도중 연행된 시민들에게 일선 형사들은 취조 도중 "아고라 소속이지?" 등으로 인터넷에 무지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습니다만, 정보과 형사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정보 획득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촛불이 12월 31일 보신각 타종 행사를 노린다는 것은 이미 11월부터 주지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자신들이 이야기하면 오히려 그런 촛불 행사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격이 되기 때문에 이제서야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설"이라고 우기는 걸까요? 그건 보신각 촛불 집회가 많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록 설이라고 우겨야 "정말 모이나?"하고 헷갈리기 시작하거든요. 하지만 아닙니다. 그것은 "설"이 아니라 "기정 사실"입니다. 이미 블로그, 게시판, 커뮤니티를 통해 12월 31일 모이자는 이야기는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저도 제가 주로 찾는 몇몇 커뮤니티에서 "12월 31일 번개 칩시다"를 이야기한지 한 달이 넘었으니까요.

경찰과 정부는 제야의 종 행사에 촛불이 많이 모이질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설"이라 이야기했지만 이것은 "기정 사실"이랍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보신각에 촛불 들고 모여 외칩시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독재타도 민주수호"

아, 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의미에서 이 한마디도 더 합시다.

"공영방송 수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