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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미국산 쇠고기

원산지표시 위반 업체를 감싸는 서울시, 납득할 수 없다.

2008/11/21 - 서울시가 감춘 소고기 원산지 위반 업소를 밝힙니다.
2008/12/02 - 경향신문 기사에 제 블로그가 언급되었습니다.

저는 이전 글을 통해 서울시가 감춘 소고기 원산지 위반 업소를 밝혔습니다. 덕분(?)에 제 블로그 주소가 기사에 까지 실리는 영광(??)을 맛 보았습니다. 다만, 그 기사 실리기 전 날 블로그를 독립 도메인으로 만들면서 옮겼다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제가 이 글을 통해 몇 군데 공개된 업체 (고작 8개일 뿐입니다)를 글로 썼습니다만, 반응이 뜨겁습니다. 물론 원산지를 속여 팔았다는 것도 있습니다만, 서울시는 숨기려 했던 것을 찾아낸 것에 호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참 어처구니 없습니다. 실제 행정부처와 정부 기관에 대해 시민은 정보공개 요청을 정당하게 할 수 있고 특별한 비밀이 아니라면 각 기관은 거부하면 안됩니다. 이미 5월에 단속 들어간 시점부터 꾸준히 서울시청과 각 지역 구청을 압박하면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만,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업체 명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입니다. 게다가 서울시청 관계자의 답변은 냉랭함을 뛰어넘어 화가 날 정돕니다. 심지어는 아침에 출근해서 전화통 붙잡고 1시간 이상 싸운(!)적도 있으니까요. 그나마 제가 행정처분 결과를 알 수 있었던 것은 구청 직원을 통해서였습니다. 법을 위반한 것이니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볼 수 있는가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드러날 것이었고 그것을 숨기는 건 말도 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서울시청에 전화를 걸고 정보 공개 요청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이슈는 여럿 있었습니다. 이미 헌법 재판소에서 불가 판결을 내린 RGYB 사건이 있습니다.

2004/09/15 - 서울 버스 한글로 도안해야죠, 맞습니다.

2004년도 한글학회가 헌법 재판소에 걸었습니다만,

2006/09/25 - 서울 버스 한글 도안은 기각되었습니다.

기각되었습니다. 기각된 사유가 아주 가관입니다. 서울시는 그저 각 업체에 디자인을 협조한 것이고 버스 회사는 국가 기관이 아니므로 헌법 재판소가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당치도 않은 이야기란 말입니까. 버스 회사가 준공영화되는 마당에 서울시에 거스를 수 있는 업체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버스에 관한 알파벳 사건은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2008/08/04 - 버스 노선에 나타난 알파벳. 한글로 바꿔 주세요!
2008/08/05 - 버스 노선에 나타난 알파벳, 그 두번째 이야기

저는 이렇게 항의하였습니다. 버스 노선에 어떻게 공용 표기 문자가 아닌 알파벳을 쓸 수 있는가. 하지만 시청 담당자의 대답은 각양 각색이었습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딧냐. 한국에 문맹율은 낮다. 심지어 이런 말까지 들었습니다. 일부 소수가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말이나 되는 것입니까. 제가 계속 정보 공개 요청과 민원을 제기하자 결국 마지막에 내놓은 핑계는 더 웃겼습니다. 버스 노선을 안내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는데 그때 버스 노선 글자수가 5글자 뿐이라고. 한글은 2글자로 계산되서 가/나 등의 노선을 쓸 수 없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어처구니가 없어 소리쳤습니다. "시민의 편의가 우선입니까? 시스템이 우선입니까?" 거기에 지지 않고 대답하더군요. "예산을 당신이 책임질 겁니까?"

황당한 사건 많습니다. 아직 민원 신청하고 진행 중인 이야기도 더 있으니까요.

그나마 10월초에 투명한 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발족되어 힘을 받게 되어 다행입니다. 참고로 정보공개센터는 참여연대 1층 건물에 있습니다. 이분들 역시 좌빨이라고 열심히 색칠 당할게 뻔합니다.

정말 서울시청 직원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욕이 절로 나옵니다. 그나마 구청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양해를 구하려고 들어서 이해합니다. 말단 공무원이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지침이 그리 나오면 그런 줄 알아야지. 하지만, 서울시청만 유독 달랐습니다. 서울시만 유일하게 쇠고기 원산지 표시 위반 업소 명단 공개를 거부하였고 그에 대응하여 정보공개센터가 오마이뉴스에 투고하여 이슈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서울시에서는 당황했는지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하고,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님이 그에 항의하여 결국 서울시도 정보 공개를 약속한 상태입니다.

결론은, 시민의 꾸준한 감시와 단체와 연대를 통한 행동만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입증한 또 다른 사건이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