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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어떻게 촛불을 처리했는가는 이 사진이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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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찰이 의도적으로 시위 인원을 줄이고 있다고 보고 있고 그 근거로 첫번째, 경찰을 과다할 정도로 동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만약 경찰의 말대로 8만명 정도가 운집하는 집회라면 명박산성을 쌓고 4만 명에 달하는 경찰을 시위 대응을 위해 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처음 경찰이 발표한 예상도 10~12만 명이었지만, 그것이 실제 집회 후 8만으로 준 것도 어떻게든 '10만 미만'을 맞추기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물론 그렇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그 많은 인원이 옹기종기 밀집해서 걸어갈리 없고, 상식적으로 보면 촛불을 들고 그렇게 밀집할리도 없고, 상식적으로 보면 경찰이 맨 손의 시민을 팰리가 없고, 상식적으로 보면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고기를 수입할리 없고, 상식적으로 보면 경제를 살리고 서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경제를 망치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폐지할리가 없죠. 하지만 5월부터 이어진 시민들의 집회에서 그 상식이 모두 깨지고 있다는 거, 그게 이해 안간다면 뭐 할 말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SBS 사진을 놓고 3.3 제곱미터에 8명이면 꽉 찬다고 이야기했다가, 사진이 높은 각도에서 찍히고 다른 실제 실험 샷과 현장 사진이 나오니, 행진 도중 대열 때문에 벌어질 거라고 논리를 바꾸고, 행진 때도 붙어서 갔다고 하니 이제는 촛불 때문에 그렇게 밀집할 수 없다고 계속 이야기를 돌리는데, 넘쳐나는 증거 사진은 보기라도 하신 건지. 아니면 그것도 조작이라 할려는 건지.
저는 발광하는 촛불 개수로 운집한 시민의 숫자를 세는 방법에 대해 오차가 있을 수 있고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왔다간 사람의 숫자에 대해서도 셀 수 없다는 것을 알고요. 그것은 대중 교통을 이용한 사람들의 수를 세어보면 가장 좋은데, 그런 관계로 평소 그 일대 버스, 지하철의 승하차 승객과 그날의 승하차 승객을 비교하는 게 그날 운집한 수를 측정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대 몇명'이 모였는지는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들어가고 나간 수를 누적 계산하면 가능하긴 합니다만. 그래서 총 운집 면적을 측정하고 밀도를 통해 사람 수를 구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밀도를 믿을 수 없다며 "걷는 보폭과 촛불때문에 발생하는 앞뒤간격을 고려하면 3.3 제곱미터에 대략 8-9명쯤 들어가겠거니 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하시니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숫자의 추측 아니겠습니까. 현장에서 수집된 증거가 있는데도 아니라고 하면 할 말이 없으니 이렇게 측정이라도 해야하나 싶어지는 겁니다. 게다가 사진에 찍힌 광점의 촛불 개수로 다시 돌아가는 밀집지역의 평당 촛불갯수를 세어보자. 글이라니, 뭘 이야기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14일 현장에 철사와 줄자, 니퍼를 챙겨 가야겠군요. 목적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을 모으면 20명 정도야 어떻게든 모이리라 생각되니까요. 참석한 숫자가 명확하지 않고 수가 적다고 시민들의 뜻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의 악의적인 수 줄이기는 분명한 문제입니다. 수를 세는 건 중요하지 않지만 줄이는 걸 반론하다는 건 중요하다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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