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정운찬 총리를 내세우자마자 세종시 문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정운찬 총리는 총리로 임명되어 임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세종시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나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세종시 문제에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첫째, 서울집중 구도를 깨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와 부의 흐름을 깰 수 없습니다. 그들에겐 그것이 우선이니까요. 둘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구상이기 때문 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간 장본인이 그의 구상 중 하나였던 세종시를 좋아할 리 없습니다. 이건 당연한 일입니다. 셋째, 소위 4대강이라 불리는 대운하 사업을 위해서입니다. 그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다른 예산을 줄여야 하는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이명박 vs 박근혜?
그런데 여기에 박근혜가 나섰습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후광을 업고 정치에 나서 박정희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박근혜가 이명박의 정책을 반대하며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자고 나선 것입니다.
(전략)
세종시 원안에 자족기능을 추가하자는 박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6.4%가 찬성했고, 반대는 34.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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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한발 나서서 자족 기능을 추가하여 더 큰 수정안을 내세운 것입니다. 박근혜가 갑자기 여기에 왜 나서는 것일까요?세종시 백지회를 노리는 이명박과 원안 추진을 주장하는 박근혜.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한나라당은 무엇을 노리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이던 박근혜는 좋다
그러나 문제는 이 경우 어떤 결과가 되어도 박근혜는 손해가 없습니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반대 여론을 무릎서고 세종시를 폐기한다 해도 박근혜는 그에 반대하여 세종시를 내세우고자 했다는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둘이 모두 ‘한나라당’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명박은 자기 지지층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했기 때문에 문제 없고, 박근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박근혜가 말하는 대로 세종시가 원안 또는 박근혜가 말하는 더 강화된 수정안으로 간다면 박근혜 지지층은 더 들고 일어설 것입니다. “우리 공주님 만만세”하고 말입니다.
즉,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박근혜는 손해보지 않습니다. 수첩공주님께서는 뒤에서 조언하는 이들의 힘을 바탕으로 날로 먹으려고 나선 것입니다.
세습 대통령 탄생 만세!
ⓒ 연합뉴스
다음 대통령은 누구일까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우파 세력? 아니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의 좌파 세력? 그럴 리 없습니다.
아직 제가 북조선 사람을 직접 본 적이 없습니다만, 혹시나 볼 일이 있거든 자랑할 겁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위력으로 세습했지만 박근혜는 선거 통해서 됐어요!” 아, 김정일 위원장도 투표를 하긴 했죠. 형식적이겠지만.
한나라당은 그런 면에서 어느 쪽이어도 손해 볼 게 없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세종시를 수정하여 폐기처분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들 수록 더 이득입니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이슈를 모두 해결하면서 박근혜를 띄울 수 있으니까요. 이야 말로 일석삼조를 넘어서 일석몇조인지. 이야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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