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특별한주제/영상과 서적

미스트 (The Mist), 스티븐 킹이 문제냐 감독이 문제냐?

어제 팀장님이 영화를 보자고 해서 메가박스 10관에서 미스트를 봤습니다. 저는 스티븐 킹의 원작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만, 영화가 보고 싶다는 요청에 함께 하기로 했죠.
정체 불명의 안개와 정체 불명의 괴생물. 그 습격 속에서의 철학적인 고민? 이런 빌어먹을. 스티븐 킹이 문제인 건지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문제인 건지. 최악이었습니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미스트 일반판(1disc)
10점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출연 토마스 제인, 로리 홀든 외
플래니스

[#M_ 강력한 스포일러가 이어집니다. 주의하세요. | 강력한 스포일러가 이어집니다. 주의하세요. | 강력한 스포일러가 이어집니다. 주의하세요.
미스트. 한마디로 종교 영화입니다. 영화 보는 내내 특정 종교에 대한 메시지와 결말에서까지 그쪽으로 몰아가는 내용 때문에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지루하고 짜증나고 화난 경험도 참 드물었습니다. 내내 쇼핑 센터에 갇힌 사람들을 조명하면서 가끔씩 밖의 괴물을 보여주며 공포를 조성합니다. 조성하는 방법은 80년대 공포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뻔한 방법이라 무섭지도 않습니다. 거기에 CG? 싸구려 티 좔좔 납니다. 안개로 가려진 화면을 살려서 싸게 싸게 만든 거 같습니다만, 과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화나지 않았을 겁니다. 재미있으면 되지 CG가 무슨 상관입니까.
하지만, 미스트는 쇼핑 센터에 갇힌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이면서 한 사이비 종교 신자의 선동에 휩싸여 모든 사건이 종교의 탓이라며 그 희생물을 찾는 집단과 그에 반대하며 이성적으로 사건을 해결하자는 주인공 일행으로 나뉩니다. 영화 내내 사이비 종교의 신자는 기독교의 성서의 문구를 외우며 짜증을 유발합니다. 주인공 일행도 짜증내죠. 그리고 결국 희생양을 잡고 괴물에게 받치는 종교에 귀의한 자들. 그들을 보며 경악하는 주인공 일행은 탈출을 결심하죠.
자, 이제 주인공 일행은 어떻게 될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고난을 넘고 살아남는 것으로 끝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반대 결론을 보여줍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도망친 주인공 일행은 자살을 결심하지만 총알이 부족해 주인공만 살아남습니다. 그때 다가오는 괴물의 소리. 하지만 그것은 군대의 진군 소리였습니다. 그리고 걷어지는 안개. 주인공 일행은 반대로 도망쳐서 죽고, 아마도 슈퍼 마켓의 일행은 살았을 거라는 엔딩으로 끝납니다. 이게 대체 뭡니까? 그래서 이성적인 판단을 한 이들은 자살하거나 고통 속에 생존하고 종교에 귀의하고 남은 자들은 살아남으니까 종교를 믿어라? 영화를 보면서 엔딩 크레딧을 열심히 보는 편입니다만 화가 나서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이거 대체 "믿습니까~ 믿으면 구원 받을지어다~"입니까?

설마 종교와 이성의 철학적인 판단에서 무엇이 옳은가 관객이 판단하라는 겁니까? 그렇다면 헛다리 짚었습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는 관객은 종교적인 표현에 화가 날 뿐이고, 종교에 귀의하신 열성 기독교 신자 분들은 그 결론에 기뻐하면서도 이성적인 주인공 일행을 조명하는 모습에 화가 날 겁니다.
영화관을 나서며 다짐했습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도 읽지 않을 것이고, 그의 원작 영화도 보지 않을 것이고. 어느 순간부터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가 별로가 되더니 이젠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영화가 나온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