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주제/사진

10년 된 카메라를 바꾸었습니다.

Namu(南無) 2009. 1. 7. 20:27

제게는 10년 된 카메라가 있습니다. 200만 화소의 똑딱이입니다만, 적당히 수동 기능도 있어서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버려진 미디어인 스마트 미디어를 사용하는 올림푸스의 카메디아 C-2020Z라는 모델입니다. 그런데 이 카메라는 참으로 많은 수난을 겪었습니다.

2008/12/13 - 사진 찍는다고 카메라를 박살내는 경찰

집회 도중 카메라가 박살 나서 고친 적도 있습니다.

2008/12/23 - 가방 하나에 모바일 컴퓨팅의 모두를

그러나 작은 크기인지라, 작은 가방 하나에 모두 들어가서 좋습니다.

이렇게 작은 가방에 에버런과 함께 모든 장비를 넣고 다닐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한계를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완충한 AA 배터리 4개를 넣고도 100장 찍으면 배터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니까요. 노후된 덕인지, 점점 배터리 시간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플래시를 많이 쓰거나, LCD를 키면 뚝뚝 떨어지는 배터리. 우울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바꾸었습니다.

바로 올림푸스 E-1입니다. 이미 출시된 지 몇 년 지난 제품입니다만, 세로 그립을 포함해서 30만원에 구입할 수 있어서 가볍게 질렀습니다. 그래서 시험 삼아 찍어볼 겸 창덕궁을 다녀왔습니다.

비교를 위해서 이전에 C-2020Z로 찍은 사진을 보도록 하죠.

2008/12/23 - 한겨울의 창덕궁 기행 - 정전,본관편
2008/12/23 - 한겨울의 창덕궁 기행 – 후원편
2008/12/23 - 한겨울의 창덕궁 기행 - 낙선재편

물론 저번에 들렸을 때는 날이 흐려서 훨씬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만, 1999년에 나온 카메라와 2003년에 나온 카메라는 격이 다르군요. 똑딱이와 D-SLR. 5년 지난 카메라입니다만, 2007년 후속 기종인 E-3가 나오기 전까지는 올림푸스의 플래그쉽 모델이었으니까 말이죠.

기왕 새 카메라를 산 김에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몇 장 보도록 하죠. RAW 파일 변환 이외에는 아무런 짓도 안 한 사진입니다.

정말 하늘색이 예쁩니다.

2008/12/23 - 한겨울의 창덕궁 기행 – 낙선재편

이 분은 저번에 낙선재를 관람할 때 함께 하셨던 해설사입니다. 저와 베를린 필하모니커에서 지휘자 수련 중이라는 분. 그리고 이 분과 함께 세 명이 함께 돌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관람객 두 명이 모두 처음 오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해설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1시간 동안 관람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분도 저를 기억하시더군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금천교의 장식물입니다. 소위 아웃 포커싱이란 걸 해보고 싶어서 찍어본 사진인데 잘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14-54의 표준 줌 렌즈로 찍은 것이라 그저 그런 느낌이 듭니다만, 적당히 먹은 것도 같고요.

임금님이 지나는 어도 한 가운데. 여기서 왼쪽으로 돌면 인정전입니다.

사회당의 시크한 최광은 대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밤입니다만, 플래시를 써서 그런지 별 무리 없이 찍은 현장이었습니다. 집회 소식을 블로그에 써야 하는데, 집에 들어와서 피곤해서 뻗어 버렸더니. 처음으로 E-1으로 찍은 현장입니다.

흥선대원군이 살았던 운현궁. 밝은 햇살이 화창한 오후입니다.

지나가다 들린 전통 양식의 건물. 하지만 이 건물은 성당입니다. 기차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한강을 건너기 직전에 보입니다.

김포공항 국제선의 버스 정류장. 언제 한번 일본도 놀러 가봐야 할 텐데요.

자, 이렇게 해서 10년 쓴 카메라를 버리고, 6년 전에 나온 카메라로 바꾸었습니다. 500만 화소 밖에 안 되는 오래된 카메라입니다만, 배터리도 생각보다 오래 가고 마음에 듭니다. 내장 플래시가 없다는 건 단점입니다만, 외장 플래시가 있으니 문제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여러 현장을 취재할 때 마음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듯 하여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