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눈치보지 말고 강행 처리해라
한나라당은 지금 갈지자 행보 중입니다.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작년, 한미 FTA를 문을 걸어 잠그고 강행 처리할 때만 해도 모든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직권 상정을 통해 모든 악법을 처리하고 2009년은 가슴 뿌듯하게(?) 보내고 싶었던 것이겠죠.
2008/12/27 - 이명박 정부 출범 10개월, 7대 악법 총정리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현재 진행 및 준비 중인 악법을 7가지 분류로 나누어 보면 제가 전에 쓴 글에 있습니다.
그런데, 한미 FTA 법안 처리 이후 분위기는 급변 했습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당이 본 회의장을 점거하고 버티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꾸준히 연내 강행처리와 직권 상정을 요구했고, 김형오 의장에게 경호권 발동까지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형오 의장 역시 악법을 회기 내 직권상정할 것이며 경호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꾸준히 협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야당 역시 직권 상정 철회하지 않으면 본회의장 점거 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명백하게 못 박았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대화를 이야기했지만 속으로는 강행 처리를 하겠다는 계획을 짜고 있는 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협상을 해서 농성이 풀리면, 바로 강행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꾸미고 있었던 것이죠. 겉과 속이 다른 파렴치한 한나라당입니다.
그나마 여야 협상은 연말을 앞두고 결렬됩니다. 그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대화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는 게 명백하게 드러난 상황입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본회의장의 전기와 물을 끊고 쫓아내야 한다고 강경 노선을 띄기 시작합니다. 당장이라도 경호권을 발동해서 점거중인 의원들을 내쫓으려는 분위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그렇게 하지 못 합니다. 강행 처리가 오히려 반대 여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심산이었던 것이겠죠.
거기에 아이러니하게도 본회의장 잠입을 위해서 출입문을 파괴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안에서 문을 닫고 강행 처리할 것을 위해 내부에 경첩을 2중 3중으로 걸어버린 것입니다. 자승자박이 된 것입니다. 문을 부수려면 망치로는 부숴지지 않습니다. 산소용접기와 전기톱이 있어야 가능한 상태입니다. 야당을 막기 위해 설치한 국회 본회의장 설비가 한나라당의 발목을 잡은 상태이죠.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반대로 야당의 지지율은 오르는 상황. 그러자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결국 최종 협상은 1월 8일까지 잡혀있는 상황. 날짜를 정해놓고 하는 협상을 어찌 협상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월 8일까지는 조용하겠죠.
그러나, 저는 한나라당에게 요구합니다.
“한나라당! 눈치보지 말고 강행 처리해라!”
어차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절대 양보할 생각 없지 않습니까? 모든 악법을 강행처리해 부를 재벌과 나눠 갖고, 자기 입맛에 맞는 언론만 남겨두고, 시민을 통제할 것이겠죠.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는 거 아닙니까? 왜 걱정합니까? 잠깐 지지율이 떨어진다 해도 그건 잠깐일 뿐, 관제 언론과 통제를 통해 지지율은 금새 되찾을 수 있을 테고, 시민들이 일어선다 해도 친북좌파의 선동이라고 언론을 통해 색칠한 후 강제 진압하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괜히 시간 끌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지켜보는 시민들도 짜증납니다. 한나라당이 절대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빨리 처리합시다. 경호권을 발동해 경위를 본회의장에 투입시키던, 경찰 기동대를 국회에 들여 보내던 마음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한나라당의 빠른 결의, 홍준표 원내 대표의 결단, 김형오 의장의 집행.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