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청와대 이야기

나를 가만 두지 않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Namu(南無) 2008. 12. 28. 10:37

12월 29일부터 30일까지, 1박 2일 동안 48시간의 국회 앞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7대 악법에 저항하기 위한 시민들의 집회가 있는 건 알고 계십니까? 48시간이면 꽤 힘들죠. 게다가 추운 한 겨울. 거기에 강바람이 강한 여의도 한 복판에서니까요.

2008/12/28 - 29, 30일 이명박 정부에 맞서기 위한 1박 2일 투쟁
2008/12/04 - 12월 31일, 보신각에 모여 힘찬 함성과 함께 새해를 맞이합시다.

그래서 29일 오후부터 2009년 1월 1일 아침까지는 빡세겠구나, 그리 생각했습니다. 대충 따져봐도 80시간에 달하는 긴 시간입니다. 그나마 촛불 항쟁 때는 춥지 않아서 바닥에서라도 뒹굴 수 있었는데, 이제는 12월 한겨울.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여의도는 광화문과 달라 휴일에는 장사 안 하는 가게도 많습니다. 잠시 쉴 곳조차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80시간의 강행군을 앞두고 있는데 묘한 정보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시간을 앞당겨 28일, 즉 오늘 오후부터 국회를 점령하고 월요일부터 여러 법안을 처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저녁 한나라당은 경찰력이나 경위를 동원해서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을 점령하고 월요일부터 본회의장에 열심히 출근해서 법안을 싹 처리하고 2009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은 걸 겁니다. 80시간 행군이 아니라, 100시간 강행군을 강요하는 겁니다. 정말 저를 가만두지 않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입니다.

지금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사당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를 점거하여 법안처리를 막고 있지만 막고 있는 의원과 보좌관의 수도 그리 많지 않고, 여기에 기동대 몇 개만 밀어 넣으면 쉽게 정리될 겁니다. 며칠 전에도 회의실을 걸어 잠그고 바리케이드를 쳤던 이들인데, 그까이꺼 뭐 두렵겠습니까? 이미 점거중인 의원들 다 검찰에 고발도 했겠다 "엄정한 법적 대응"이며 "적절한 경찰력 집행"이라고 하겠죠.

2008/12/27 - 이명박 정부 출범 10개월, 7대 악법 총정리

그리고 준비해둔 방송 관련 악법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7대 악법을 가볍게 처리해 나갈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100여 개에 달하는 법안을 상정 준비 중이니까요. 간단히 계산해 봅시다. 법안이 100개라면, 3일 동안 하루 12시간씩 처리한다고 해도 한 시간에 3개씩은 법안 처리를 해야 합니다. 즉, 이 일정은 그들에게도 빡센 일정인 거죠. 하하하.

물론 이 정보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실제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지만 그렇게 안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꾸준히 이야기해 왔습니다. 이 법안들을 연내 처리해서 내년부터 그것을 바탕으로 국정을 꾸려나가겠다고. 그런 정황과 지금 흘러 들어오는 정보를 취합하면, 오늘 국회 안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질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정말 저를 가만 두지 않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입니다. 연말 연시에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뛰어나갈 겁니다. 나가서 뭐하겠냐고, 그런 행동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제 뜨거운 피가 그걸 가만 안 둡니다. 나가서 뭐든 하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