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동조합, 총파업 출정하다.
오늘 오후 2시부터 언론노조가 여의도에서 "언론장악 7대 악법저지 언론노조파업 출정대회"를 가졌습니다. 오늘 출정식에는 MBC본부가 가장 많이 참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MBC의 손수건을 메고 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MBC는 사실상 전면 파업 상태입니다. MBC는 서울지부에서 1,000명 중 900명, 지역 1,200명 중 1,100명으로 방송망 관계자나 파업 보도 인력 제외한 모두가 파업에 참여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녹화 분이 떨어지는 다음주부터 방송 차질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특히 아나운서가 100% 참여해서 조합원 뉴스 앵커는 모두 교체됐습니다.
그러한 MBC의 참여도를 상징하듯, 오늘 사회는 MBC 박경추 아나운서가 맡았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붉은 바탕에 검은 문양이 MBC 노조가 메고 온 손수건입니다. 추위도 막아주고 얼굴도 가려주고 1석 2조입니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1997년 MBC에 입상해서 MBC 저녁뉴스를 맡고 있는 아나운서입니다. 오늘 멋진 코트를 입고 사회를 내내 진행하였습니다.
오늘 언론노조 파업 출정식에는 많은 취재진과 시민이 모였습니다. 평일 낮이라 시민의 수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경찰 역시 국회의사당 방면을 막으며 가로 서고 있었습니다. 저는 좀 놀란 것은, 경찰이 이제는 집회 현장 주변에 참석자가 있음에도 무전기를 들고 거리낌 없이 활보한다는 겁니다. 이전엔 이런 모습은 못 봤는데 이젠 경찰이 두려울 게 없는 거죠. 전의경 기동대도 낄낄 대면서 퍼져 있는 것이 그러한 경찰의 분위기가 아주 도드라졌습니다. 사진 가운데 아래에 핸드폰을 귀에 대고 전화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무전기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국회의사당. 지금 국회의사당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7대 악법 통과를 저지하고 이명박 정부 퇴진과 한나라당 해체를 외치며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오늘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출정식에 모인 언론노조 여러분들. 그리고 시민 여러분들. 힘드셨겠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이제 파업 1일차이며, 싸움은 시작됐을 뿐입니다. 언론노조 여러분들. 여러분들 곁에 함께 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 뒤를 받쳐주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시민들의 뜻을 지켜 꼭 승리하시길 기원합니다.
출정식이 끝나고, 언론노조는 한나라당 당사 앞으로 향합니다만, 그 소식은 다른 글에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파업 출정 결의문] "참언론 지킬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사수하라는 시대와 국민의 절대명령에 따라 오늘 우리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총파업에 돌입한다. 군사독재 정권의 투옥과 고문에 맞섰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와 ’80년 해직언론인들의 투쟁정신과 뜻을 이어 우리는 2008년 12월 26일 다시 한 번 언론독립의 기치를 높이 세운다.
우리 언론노동자는 ’87년 민주화 대투쟁 이후,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투쟁해 왔다. 그러나 거짓과 위계로 집권한 이명박 정권은 도탄에 빠진 민생을 돌보기는커녕,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고 국민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특히 재벌과 수구족벌 신문에 언론을 갖다 바칠 ‘언론장악 7대 악법’은 일당독재와 장기집권을 위한 술책이다. 만약 이 법이 날치기 통과된다면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의 피땀으로 일구어 온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언론장악 7대 악법 저지를 위한 우리의 파업 투쟁은 절대적으로 정당하다. 신문을 비워 신문을 살리고 방송을 멈춰 방송을 살리는 우리의 투쟁은 전 국민적 지지를 받을 것이다.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만을 위한 거짓 언론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참언론을 지킬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이 길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 굳게 믿는다.
올바른 언론은 모든 정권과 불화하며 의로운 언론인은 언제나 정권의 탄압을 받는다. 우리는 탄압에 대한 한치의 두려움 없이 언론장악 7대 악법 저지를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 우리의 결의 >
- 우리는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총파업 대오를 사수한다.
- 우리는 한나라당의 장기집권 음모를 반드시 분쇄한다.
- 우리는 언론장악 7대 악법이 날치기 통과될 경우,즉각 정권퇴진 투쟁에 돌입한다.
2008년 12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출정식이 끝나고 MBC에 잠깐 들렸습니다. MBC의 상징인 큐브형 로고가 빛의 분수를 자리잡고 있더군요.
그리고 건물에는 공영방송을 사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플래카드가 2장 걸려있었습니다. "조중동방송 재벌방송 결사반대", "사수 공영방송 저지 방송장악"
그렇습니다. MBC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MBC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