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낭비 루체비스타, 빛 축제로 이름만 바꾸어 치뤄진다.
서울시는 몇 년 동안 진행하던 루체비스타를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신 2008 겨울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합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8 겨울 빛 축제"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2008/12/03 - 루체비스타는 안 하지만, 조명 시설은 설치한다?
2008/12/07 - 청계천 빛의 축제? 돈 낭비에 일본 따라하는 짝퉁일 뿐
이 행사는 작년의 3배에 달하는 98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낭비해서 펼치는 행사입니다. 그래서 대체 얼마나 장대한 행사를 펼치는가 구경이나 할까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우선 청계광장부터 그 탐사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청계광장은 흰색 LED로 된 스크린으로 ㄷ자형으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이는 청계광장 전체를 감싸는 크기입니다.
지도에서 크기를 측정해 보니 200m에 달하는 장대한 길이입니다. 높이는 3층 건물 정도로 6m 이상으로 되어 보입니다. 키를 훨씬 넘기는 3m 경부터 LED가 시작된다고 보면 600~800 평방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넓이의 LED 스크린인 셈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LED를 사용하여 작년 대비 5%의 전기 효율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이 빛의 축제는 12월 19일부터 1월 18일까지 단 1개월을 위한 설비입니다. 1개월을 위해 이렇게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있는 셈입니다.
그 뿐 아니라, 소라 탑 좌우 측에는 대형 PA 스피커가 두 대 설치되어 LED의 움직임에 맞추어 엄청난 소음을 내고 있습니다. 공연장이나 클럽이라도 온 거 같은 소리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그 아래 청계천 시작 지역으로 가면 눈의 결정 모양의 LED 장식물이 가득합니다.
다리 밑에는 이와 같은 장식물이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리 넘어 광교까지는 둥근 원이 떠있습니다. 그런데 왼쪽에 빛의 막대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게 보입니다. 그것은 서울시에서 설치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이 건물은 SK 그룹에서 사용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건물 전체를 둘러싸며 흰 LED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서울시 행사와 무관해 보이는 기업도 컨셉에 맞추어 장식을 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서울시는 이번 "겨울 빛 축제"와 관련하여 각 기업과 건물에 맞춰 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착실하게 잘~ 따라준 건물에는 포상금도 준답니다. 1등은 천만 원 2등은 오백만 원 3등은 삼백만 원. 이 일대에는 "흰색" "눈꽃"의 컨셉을 잘 따른 건물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건물은 바로 롯데 백화점입니다. 본관과 애비뉴얼에 걸쳐 눈꽃의 형상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마 서울시가 주는 상은 롯데 백화점이 먹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에 비해 안습(?)의 신세계 백화점입니다. 앞에 놓은 한국은행 앞 분수에 맞춘 조명의 배경으로 전락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이리도 하나의 조형물처럼 맞추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괜한 의심일까요?
어느 쪽이 메인인지.
다시 청계광장으로 돌아가 조명 끝에서 전경을 바라보았습니다. 청계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빛의 장막의 규모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옆을 돌아보면 소원을 걸어 기원하는 빛의 나무가 있습니다.
청계광장을 떠나 태평로를 따라 서울시청 앞으로 향했습니다.
청계광장을 나서 서울광장으로 향하면 문제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합니다. 앞에 설치된 스케이트 장에는 어린 학생들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잔디가 상한다고 시민들이 집회도 하지 못 하게 하고, 다시 새 잔디를 설치한 광장에 이와 같은 설비를 갖추면 겨우 내내 숨 못 쉬고 잔디는 모두 죽어버릴 것입니다.
명확한 십자가 모양. 트리를 설치한다면 이와 같은 십자가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의 시교는 기독교인가 보죠?
보통은 이렇게 별 등의 장식물을 다는 것이랍니다. 예수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에 희생의 상징인 십자가라니. 마치 돌잔치에 상복 입고 찾아가는 꼴입니다.
기왕 보는 김에 예쁜 트리를 보도록 하죠. 눈을 상징으로 삼는다고 온통 흰색으로 가득 채운 것에 비해 이 트리는 예쁩니다. 이 트리는 서울 역사박물관 앞에 설치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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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옆에 있는 어미 사슴과 새끼 사슴 그 위를 지켜보듯 날고 있는 천사의 모습.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일반적인 조명이 아니라 골격을 만들고 위에 색이 입혀진 종이(?)를 씌워 빛이 은은히 퍼지도록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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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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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기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높이가 3~4 미터 정도 되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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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서울광장에 설치된 빛 축제의 상징물인 빛 기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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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현장을 지나며 유일하게 찾아낸 안내문이었습니다. 무슨 설명도 없고 감흥도 없고 시끄럽고 눈부시기만 하고.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8 겨을 빛 축제는 순백 겨울과 순수 서울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저 하얗게 붕 뜬 공간에 공허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런데 도심 곳곳에는 나무에 이렇게 흰색 LED가 걸려 있습니다.
광화문에도.
태평로 일대에도.
나무의 행렬은 광화문에서 시작하여 남대문까지 태평로 일대를 꽉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지도로 표시(빨간색 부분)하면 이 정도 널은 공간에 있는 나무에 이처럼 흰색 LED가 장식으로 걸려있는 셈입니다.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으로 중심으로 펼쳐지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8 겨울 빛 축제. 하얀 불빛으로 도심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겨우 내내 죽어가는 서민이 바라보기엔 공허한 불빛으로 보일 뿐입니다.
98억 원의 예산으로 펼쳐지는 돈 지랄 행사. 그러나 서울시는 2008년 기초생활 수급자에게는 고작 55억 원을 지급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