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주류
다기 세트, 하지만 용도는 술잔
Namu(南無)
2008. 12. 17. 08:41
얼마 전 자선 행사에서 다기 세트를 구했습니다. 설록차의 선물 세트에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만, 가격이 워낙 싸서 집어 들었습니다.
가격이 워낙 저렴했습니다. 잔 5개와 받침. 그리고 천까지 해서 2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지간한 찻잔만 해도 5개면 2만원이 넘길 거 같은데 목기로 된 찻잔 받침과 다과를 얹을 수 있는 받침. 그리고 차를 우려낼 때 쓰는 도구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니. 이전 주인도 쓰신 적이 없는 듯 한데, 아무래도 선물 상자에서 한번도 빛을 못 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잔이 참으로 예쁩니다. 그런데, 저는 차를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가끔 커피를 마시는 정도로 사용할 뿐이죠. 그런데 왜 이 다기 세트를 구했는가 하면.
이렇게 둘이 앉아 술잔으로 놓고 마시면 분위기가 날 거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제 손에 들어왔기 때문에 다기 세트로 사용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멋진 다기 세트인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 안타까운 일은 이 다기 세트를 구한지가 벌써 몇 달이 되었는데 한번도 잔에 술을 부어본 적조차 없다는 것이군요. 연말에 화요 40이라도 한 병 사와서 마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