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청와대 이야기

청와대 구입 물품, 엄청난 바가지!?

Namu(南無) 2008. 12. 6. 03:40

청와대가 구입한 물품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너무 비싼 것을 구입한 것은 아닌가. 또는 비싸게 주고 산 것이 아닌가. 일파 만파 말이 많은데 정보공개센터에서 청와대 물품구입 내역 전체를 공개하였습니다.

청와대 물품구입 내역 전체공개

저는 그 중에서 단가가 1,000 만원이 넘는 고가품에 대해서만 따로 뽑아 보았습니다.

이 중 하나하나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비싼 제품은 무엇에 쓰는 것인가.

잠깐 그 전에 영빈관은 뭐고 위민관은 뭐고 춘추관은 무엇인지 잘 모르실 분이 있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영빈관
청와대의 손님용 집입니다. 청와대에 귀빈이 왔을 때 맞이하는 곳입니다.

위민관
청와대 비서실 건물입니다. 비서진들이 지내는 공간입니다.

춘추관
청와대 기자들이 상주하는 곳입니다. 청와대 기자실이라고 보면 됩니다.

자 이렇게 세 군데가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아셨으리라 생각하고, 그에 따라 각 제품을 보도록 하죠.

1. 상업용 오븐

옥션에서 뒤져보았습니다. 업소용 오븐의 세계는 화려하더군요. 최고가가 린나이 SWSH-202G로써 4,700만원을 넘깁니다. 그 중 1500만원에 해당하는 제품을 찾아 보았습니다.

린나이 SWSH-061G로써 가격은 1,484만원입니다. 엄청난 가격이지만, 영빈관 특성상 최상의 요리를 귀빈에게 대접하는 곳이니. 적절하다고 보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2. 냉장 냉동고

업소용 냉장고는 역시 가격이 안드로메다로군요. LG 전자의 업소용 냉장고가 2.000 만원입니다. 역시 일반적인 곳에서 사용할 제품은 아니며, 식당용 냉장냉동고로는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3. 카드프린터 HDP5000

FARGO HDP5000으로써 일반적인 프린터가 아니라, 출입 카드용 프린터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이 문제입니다. 청와대의 구입 가격은 1,065만원입니다만, 옥션에서 500만원에 판매되는 제품입니다. 옥션에 올라간 제품은 국내 FARGO 총판이 직접 올려놓은 것인데 청와대는 왜 2배가 되는 가격에 구입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출력 시스템을 포함한 것인지. 그 외 옵션을 모두 포함해서 5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었다니.

4. 도청 방지기

도저히 어떻게 확인할 수 없습니다. 도청 방지기라니.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물품이 아니어서 포기합니다.

5. 랜스위치

일반적인 스위칭 허브가 아닌 서비스용 스위치로 보이는데 도대체 2,500만원과 7,800만원 제품은 무엇이며, 만약 그런 제품이 있다 해도 청와대 내부에서 그런 제품을 사용할 만큼 수요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납득 안가는 제품입니다.

6. 방화벽 장치

2,900만원과 2,400만원 제품입니다만, 시큐아이닷컴 제품인 NXG2000이 이름이 있습니다. 한번 시큐아이닷컴에 전화해서 물어봐야 겠습니다.

7. 식기세척기

검색 가능한 가장 고가의 상업용 식기 세척기는 린나이 RDW-710N입니다. 320만원입니다.

8.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일반 구입이 불가능한 제품입니다. 뉴스로도 언급되었지만, 가격은 별 무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닝 SLX 고급형 가격이 1,113만원인 것으로 무난하다 생각하지만 모닝을 최고급 형으로 사다니.

9. 장식품장

위민관이 뭐 하는 곳인진 이야기했죠? 비서진이 있는 곳입니다. 1,500만원 짜리 장식장이라니. 어처구니 없습니다. 뭐 하러 이런 고급 제품을 사다 놓습니까. 영빈관이라면 모르겠지만 위민관엔 적당하지 않습니다.

10. 회의용 책상

역시 9번과 마찬가지로 어처구니 없습니다. 953만원 짜리라니. 한심합니다.

11. 디지털 사진기와 디지털캠코더, 그리고 비디오 편집기

1,500만원이면 1DsMarkIII와 렌즈를 포함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디지털 캠코더는 방송용 ENG 카메라라고 이야기 한 바가 있고요. 비디오 편집기 역시 방송용 NLE(비선형 편집 시스템: Non-Linear Editing System)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 이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제품의 구입 시기를 보면 사진기가 4월, 방송용 카메라가 6월인데, 이 시기가 무슨 시기냐 하면요. 청와대가 직접 보도 자료를 만들어서 언론에 배포하겠다고 공표한 시점입니다. 즉, 청와대에 기자가 들어가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취재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촬영하고 그것을 받아가도록 강요하기 시작하면서 구입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이 각종 공개 석상에서 말 실수를 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청와대가 직접 이명박 대통령을 촬영하기 시작한 시점에 구입한 제품입니다. 어처구니 없죠. 한마디로 가장 쓸데 없는 물건 되겠습니다. 구입 가격은 적절할지 모르겠습니다만.

12. 소형컴퓨터

청와대 블로그에서 이 컴퓨터는 청와대 내부의 서비스를 위한 컴퓨터라고 했죠? 그런데 왜 춘추관에 있을까. 만약 그런 용도라면 위민관에서 구입하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랜스위치, 방화벽 장치 등은 모두 위민관에서 구입했습니다만, 이 소형 컴퓨터만 춘추관에서 구입했습니다. 도대체 정체가 뭔가요?

13. 오디오 믹서

천재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방송을 언제부터 준비했던 건가요. 딱 그것을 위한 제품입니다.

14. 프롬프터

익히 이명박 대통령이 말 실수 잘하고, 청와대 비서진 역시 엉망진창인 것을 감안한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보도 자료 달달 외워서 하십시오. 연설문도 마찬가지고. 쪽 팔립니다.

이렇게 1,000 만원을 넘거나 육박하는 제품만 들어봤는데, 일부 식당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제품은 납득할 수 있으나 실제 구매 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했거나, 또는 아주 쓸데없는 제품을 구입한 게 역력합니다. 이렇게 고가 제품만 모아도 8억 2천 만원으로, 청와대는 참 쓸데없는 것을 많이 구입했습니다. 심지어 출입증용 카드 프린터의 경우 시가보다 2배 가격에 구입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08/12/03 - 물품구입 펑펑 썼다고 청와대가 알려주네요.

저번 글에서 이야기했던 150만원 짜리 커피메이커도 이야기했습니다만 그게 하나가 아니더군요. 95만원 짜리 커피메이커도 또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저도 이런 고급 제품을 마구 질러대고 싶습니다. 저는 로또 되면 이런 고급 제품 질러줘야지 생각했는데, 로또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도 그 정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듭니다.

쓸모 없거나,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을 위해 구입한 제품. 또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많은데 이것은 또 어떻게 변명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