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미국산 쇠고기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대형마트! 불매합시다.

Namu(南無) 2008. 11. 25. 12:33

드디어 역습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 동안 조심스럽게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추진하던 대형마트들이 기습적으로 27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형마트,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

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심리 위축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 취급을 더 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다”면서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밝혔다고 합니다. 이제 적극적으로 창고에 쌓여 썩어 가는 미국산 쇠고기를 풀려는 것입니다.

제가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만을 언급해서 세 개 마트만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는 것이라 착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한국체인스토어 협회는 모든 대형 마트가 가입되어 있는 협회입니다. 한국체인스토어 협회에 가입한 업체 명단을 볼까요?

삼성테스코가 회장이며 이마트, 킴스클럽, 이랜드부터 각종 백화점 GS리테일 등 모든 대형마트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명단은 여기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어떤 마트를 가더라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2007년 미국산 쇠고기를 단독 판매하려던 롯데마트가 된서리를 맞은 것을 교훈 삼아, 특정 마트를 타깃으로 소비자가 나설 수 없도록 협회가 작정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의 양은 엄청납니다. 특히 뼈 발견 이후 수입이 중단되어 냉동 창고에 보관 중인 양이 대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10월 등뼈가 발견되어 수입이 중단된 이후 약 1년 3개월 만으로 냉동창고에서 15개월 이상 보관된 쇠고기 역시 판매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5개월 보관이면 이건 보관이 아니라 썩어 가던 고기라 보아도 무방합니다. 즉, 냉동 보관의 한계가 다가오자 참지 못 하고 판매를 시작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3개월 정도가 한계이지만, 잘 보관된 냉동 창고에서는 그보다 훨씬 오랜 기간이 가능하고 그것의 한계점에 이른 것이라 보아도 무방합니다. 아마 대형 마트는 27일부터 판매하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서 아주 염가로 고기를 털기 시작할 겁니다. 이렇게 염가로 판매되는 고기는 아마 앞서 말한 썩어 가는 고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6월 이후 검역을 재개한지 3개월 만에 한국은 미국 최대의 쇠고기 수입 국가가 됐습니다. 9월 한달 간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8924만 9000 달러 어치를 수입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수출액 중 28%나 차지하고 있는 거죠.

자, 제가 그 이전 미국산 쇠고기를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던 업체를 밝힌 바가 있습니다만, 이젠 당당하게 그들도 나섰습니다.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시민의 건강은 상관도 없는 대형 마트. 이들에게 어찌하는 게 답일까요?

저는 강력하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를 가지 않는 겁니다. 소비자가 나서서 의지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답이 없습니다. 한 대형마트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서가 워낙 안 좋아서 그간 판매를 보류해왔던 것이지 수입업자의 입장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판매를 결정한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라고 말했다.

맞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입니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를 이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입니다. 당당하게 주장합시다. 소비자의 권리를.

주제와 약간 벗어난 이야기지만, 대형마트는 ‘할인마트'가 아닙니다. 대형으로 여러 편의 시설과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뿐이지, 그렇게 가격이 싸지 않습니다. 일례로 쇠고기만 해도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쇠고기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에서 구입하는 게 훨씬 저렴합니다. 제가 구입하는 인터넷 마트의 한우 1+ 등급보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호주산 쇠고기 1+ 등급이 비싼 걸 보고 허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