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

태국보다 못한 한국. 안타깝다.

Namu(南無) 2008. 10. 8. 02:04

태국에서 8월 말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꾸준히 경찰과 대치하며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6년 탁신 치나왓 총리가 물러나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섰으나, 그 정부 역시 별 볼일 없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탁신 치나왓 전 총리에 대해서는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는 자들의 최후에서 제가 다룬 바가 있습니다. CEO 출신으로 경제를 살린다고 하였지만 부정 부패로 축출당한 자입니다.

‘민주주의 국민연대(PAD)’의 반정부 시위대는 공항과 청사 등을 점거하며 사막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였습니다.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사막이 탁신의 허수아비일 뿐이며, 탁신의 복귀를 도우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사막이 TV 방송을 겸업하며 자신의 사리 사욕을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위는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인 ‘PAD’ 사이의 충돌이 벌어지게 되어 사상자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이와 같은 충돌은 두 시위대 사이에 경찰이 가로막고 있던 상황에서 경찰의 방관 또는 암묵적 동의 하에서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비상사태가 선포됩니다.

그리고 9월 15일, 태국의 집권당인 ‘국민의 힘(PPP)’은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매제인 솜차이 옹사왓 총리 대행을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하였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쫓아내고 군부의 힘까지 함께 하여 몰아낸 양반의 매제라니. 이렇게 롭게 들어온 총리는 반정부 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PAD의 지도자 잠롱 스리무앙 전 방콕 시장을 체포하였습니다.

결국 PAD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다시 일어나 의회를 봉쇄하였고, 태국의 경찰 기동대는 최루탄을 터뜨리며 시위대를 해산하고자 하였습니다. 의회에 갇혀 있는 PPP 의원들을 구출하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300여명이 다치고 20대 여성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바로 태국 방콕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입니다. 지금도 태국 의사당 앞에 5,000여 명의 시위대가 집결하여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태국의 사태를 접하며 가슴이 쓰립니다. 우리는 그 동안 무엇을 했을까. 지리멸렬하게 박수를 치며 웃고 떠들고 끝난 거 아닌가. 그렇다고 태국처럼 무력을 통해 정부와 맞닥뜨리는 것이 답인가. 지금이라도 우리가 다시 모일 수 있는 여력이나마 있는가. 많은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돕니다. 지금도 광우병 대책회의로 함께 했던 시민들은 조계사에 피신하여 있습니다. 백색 테러에 당한 동지는 아직도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부활하여 시민단체를 구속하였고,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무시하는 법으로 시민들을 구속하고 억압하고 윽박지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인의 이름을 팔아 시민들이 인터넷으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조차 원천 봉쇄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나가면 이제 모이는 시민들 수도 현저하게 적습니다. 누가 나오고 싶겠습니까. 나왔다가 잡혀 갈지 모르고. 잡혔다간 몇 백 만원의 벌금. 회칼을 맞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태국이 부럽습니다. 물론 대치 상황 속에서 사망한 2명의 태국 시민과 다친 수백 명의 시민들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현재 진행형이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은 어떠한가요. 지지부진하고 시민들은 함께 하지 못 합니다. 그저 정권에 당하고만 있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태국이 부럽습니다. 우리는 어찌해야 좋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