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항쟁. 그때 광주 시민들은 피의 항쟁을 해야 했습니다. 국가가, 정부가, 군대가 시민을 학살하는 그 순간, 그들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일어서야 했습니다. 그것이 28년 전, 대한민국에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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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역사의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때 시민들을 학살한 전두환, 노태우는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뻔뻔히 살아 있고 그를 통해 정권을 탈취한 이들이 여전히 한국의 정권을 잡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리고 정부는 나섰습니다. 역사를 전달하려는 자들을 억압하기 위해.
검찰이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만든 ‘광주 시민군 궐기문’과 ‘오월의 노래’ 등이 담긴 책자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이적 표현물’에 해당된다는 판단을 내리자, 5·18 관련 시민단체들이 검찰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그렇습니다. 광주시민의 광주 시민군 궐기문과 오월의 노래는 이적 표현물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려는 의도인 것입니다. 저는 그에 따라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려 합니다.
광주 시민군의 궐기문 --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 (1980년 5월 25일)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그러나 정부당국에서는 17일 야간에 계엄령을 확대 선포하고 일부 학생과 민주인사, 정치인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구실로 불법 연행했습니다. 이에 우리 시민 모두는 의아해 했습니다. 또한 18일 아침에 각 학교에 공수부대를 투입하고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에게 대검을 꽂고 「돌격,앞으로」를 감행하였고, 이에 우리 학생들은 다시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당국의 불법처사를 규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 이럴수가 있단 말입니까? 계엄당국은 18일 오후부터 공수부대를 대량투입하여 시내 곳곳에서 학생,젊은이들에게 무차별 살상을 자행하였으니! 아! 설마,설마! 설마했던 일들이 벌어졌으니, 우리의 부모형제들이 무참히 대검에 찔리고, 귀를 잘리고, 연약한 아녀자들이 젖가슴을 잘리우고 차마 입으로 말할 수 없는 무자비하고도 잔인한 만행이 저질러졌습니다. 또한 나중에 알고 보니 군당국은 계획적으로 경상도 출신 제7공수병들로 구성하여 이들에게 지역감정을 충동질하였으며, 더구나 이놈들은 3일씩이나 굶기고 더군다나 술과 흥분제를 복용시켰다 합니다. 시민 여러분! 여러분! 시민 여러분! 민주시민 여러분! |
저는 이적표현물을 배포 중입니다. 28년 전 이 땅에서 부당한 국가 권력에 항쟁한 시민들과 함께. 그들의 상처를 덮어 주고 어루만져 주기는커녕, 오히려 부당한 정권을 옹호하고 그들에 빌붙어 사는 권력과 저는 절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당장 기소를 취하하고, 광주시민에게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대한민국 시민에게 사과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