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카페, 다음은 아고라, 그리고 블로거를 숙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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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우선 대책회의를 숙청했다.
나는 대책회의가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카페장을 숙청했다. 나는 카페가입자가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사노련을 숙청했다. 나는 사노련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아고라를 숙청했다. 나는 아고리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한국의 좌빨 블로거 南無의 시
경찰에 의한 촛불 세력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촛불 되살린다’?…경찰 누리꾼 수사 확대를 보면 경찰은 이번엔 아고라를 쓰는 누리꾼을 구속하고 가택 압수 수색을 하고 있습니다. 8월 31일 아고라의 '권태로운 창'님이 구속되었고 같은 날 2명의 누리꾼의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경찰은 이 분들이 공모하고 누리꾼을 지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지시(?)에 따라 집회에 참가한 누리꾼을 모두 형사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처음 대책회의에게 영장이 발부되고 수배 상황이 떨어졌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다음은 카페를 털꺼고, 그 다음엔 아고라, 마지막이 블로거일 거다."라고 예견했습니다. 도중 제 예상을 뛰어넘고 독재 시대의 낡은 비수인 국가보안법을 꺼내어 사노련의 7명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이 분들은 구속 영장이 기각되었지만 대책회의는 조계사에 피신해 있습니다. 조선, 중앙, 동아의 광고 불매 운동을 진행하던 카페지기 분들은 구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아고라의 아고리언이 구속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블로거가 구속될 겁니다.
대책회의는 집회 현장에서 전면에 나선 죄로 잡혀갔고, 카페지기는 불매 운동을 주도한 죄로 잡혀갔고, 아고리언은 집회를 지시했다고 잡혀갔습니다. 블로거는 '괴담'을 유포하고 선동한 죄로 잡혀갈 겁니다.
경찰이 누리꾼에 대해 이처럼 강경한 수사 태도를 보이는 것은 누리꾼을 중심으로 '촛불'이 재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촛불정국을 주도했던 광우병 국민대책회는 지도부의 오랜 수배생활로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 반면, 촛불이 사그러든 뒤에도 온라인에선 '촛불연대'를 중심으로 재결집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가 주도하던 주말 촛불문화제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런 누리꾼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와 경찰은 누리꾼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처음 집회가 안티 이명박 카페와 대책회의의 주도로 시작되었다면 그것이 아고라와 카페,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의 전방위적인 지윈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각기 누리꾼이 독자적으로 정보를 전파하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아고라는 주로 시민들의 의견을 이끌고 행동을 이야기합니다. 블로그는 주로 정보를 전달하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한 축인 아고라를 숙청하기 시작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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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꾸준히 인터넷을 통한 정보전염병을 차단해야 한다며 누리꾼에 의한 자유로운 정보 공유와 토론을 차단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중심 축에 있는 블로거를 숙청하려 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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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카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시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 역시 '괴담'이며 '정보전염병'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시의 이야기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대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숙청의 강도와 순서마저 비슷합니다.
나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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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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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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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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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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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불매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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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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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노동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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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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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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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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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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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가 이와 같은 순서로 시민을 압박해 나갈거라고 이야기할 땐 다들 '에이 설마'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맞아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젠 다음 차례가 남았습니다. 다음 차례는 누가 될까요?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블로그일까요? 자그니님은 블로거들에게는 죄가 없다라고 항변하지만, 그들은 마음껏 죄를 지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껏 숙청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나서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건가요?
이제 숙청되며 울부짖을 일만 남은 건가요?
※ 저야 그리 알려진 블로거가 아니라 괜찮겠지만, 행여나 구속되거든 사식 좀 넣어주세요. 경찰에서 주는 밥 더럽게 맛없습니다. 으헝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