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4호선, 서울메트로 파업을 환영합니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9월 26일부터 총 파업을 결의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경영합리화라는 미명하에 올해 말까지 정원의 3.9%인 404명, 2010년까지 총인원의 20.3%인 2088명을 삭감하겠다고 하며 지난 15일부터 일부 역과 유실물 센터를 민간업체에 맡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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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는 올 하반기에 단계적으로 차량기지 내 운전과 차량정비 등 5개 분야에 대해서도 민간위탁을 추진하며 결국 지하철을 사유화하는 방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적어도 사유화는 아니더라도 선진화,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근로자를 줄이고 아웃소싱을 하고 비정규직으로 가득채워 직장을 잃게 만들고 지하철 서비스의 질을 악화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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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메트로라는 이름이 웃깁니다. 본디 서울지하철이라는 멀쩡한 이름을 가지고 있던 이 회사는 서울메트로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습니다. 철도공사가 KORAIL이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바꾼 것도 비슷한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왜 외래어로 이름을 넣습니까? 왜 영어로 이름을 바꿉니까? 그런 서울지하철 아니 서울메트로가 경영합리화란 이유를 놓고 20.3%의 노동자를 짜르겠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아웃소싱으로 비용절감이란 구실로 비정규직으로 채웁니다.
비정규직. 프리랜서.
두 말의 뜻은 비슷한 것인데도, 이처럼 어감이 다를 수가. 비정규직이란 최저 임금 겨우 받아가며 언제 짤릴지 걱정해야 하고 정규직이 되는 시기가 되기 전에 짤리는, 그런 것이 비정규직이고. 프리랜서란 필요할 때 짧게 가서 일하고 큰 돈을 버는 고수익의 큰 위험을 지는 그런 것입니까?
이 두 개는 결국 같은 것입니다. 소위 '선진국'에서는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급여가 적습니다. 대신 여러 복지와 안정된 직장으로 메우는 거고. 비정규직은 반대인 거고. 하지만 한국은 어떻습니까? 비정규직의 법정 최저임금을 겨우 맞추며 맘대로 짜르고. 그런 모습을 우리는 여러 곳에서 봤습니다. 기륭전자, 이랜드, KTX 승무원. 휴,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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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결과는 90.2%의 참가율에 74.4%의 찬성률. 압도적인 것입니다. 그만큼 조합원 분들의 의지가 담긴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완강합니다. 구조조정은 경영권 행사이기 때문에 교섭 의제가 될 수 없다고 버팁니다. 자신의 생존권이 걸려있고, 공기업으로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게 뻔한 것인데 왜 노조가 간섭을 못한다는 것인지요. 사장과 임원단은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게 공기업입니까.
거기에다 공익사업장라는 명분으로 파업 중에도 평일 출근시간대(오전 7~9시)에 차량운전 분야 해당인력의 100%, 평일에는 평균 65.7%, 휴일에는 50%가 근무해야 합니다. 파업을 차라리 하지 말라고 하죠? 이것은 지난 7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파업시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인력의 하한선(필수유지업무 근무비율)을 정해준 데 따른 것입니다. 이름값이 아깝습니다. 노동위원회가 아니라 사측위원회라 하십시오.
자, 그래서 26일부터 1~4호선을 이용하는 서울시민들. 힘드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뿐 아니라 5~8호선. 그외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분들이 힘들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는 사람도 지하철을 타는 사람도 자가용을 타는 사람도. 하지만 마르틴 니묄러의 시를 생각해 봅시다. 이건 절대 그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20%는 당신의 친구일지도, 당신의 가족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당신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공기업이 튼튼하고 안정된 직장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서비스가 되는 곳이길 바랍니다. 공기업의 경영합리화는 튼튼하고 안정된 직장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공기업의 선진화는 시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이런 합리화와 선진화를 목표로 하십시오. 일하려는 사람을 자르고, 서비스를 엉망으로 하려들지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