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이야기/촛불항쟁

815 광복절 현장 문자 중계를 진행합니다.

Namu(南無) 2008. 8. 15. 17:03
오늘은 63주년 광복절 시민들의 모습을 현장에서 문자로 중계합니다.

16:30 여기는 안국역 앞 인사동 입구입니다. 오늘 많은 커뮤니티가 인사동에서 광복절을 맞이하여 행사를 펼치기로 한 오늘, 인사동 골목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습니다. 관광을 온 외국인, 놀러 나온 시민들. 유관순 여사를 기리며 흰 저고리 검은 치마를 입은 처자들. 그리고 곳곳에 섞여있는 카메라를 든 시민 기자들. 그리고 예비군. 그리고 안국역에는 정복을 입은 경찰들과 사복을 입은 경찰들. 기동대 등이 있습니다.

16:50 종로쪽 방면에서 힌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행렬이 이동 중입니다. 그에 따라 건너편에 있던 경찰 들도 길을 건너와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17:00 경비과 형사가 "빨리 차 대란말야!"고 소리치자 기동대 버스 3대가 길을 막고 1개 중대가 진압복을 걸치고 대비 중입니다

18:30 브이 포 벤데타의 복장을 한 시민들이 합류하여 인사동 골목을 지나 조계사 앞길로 향하다 직원 중대가 가로막아 행진을 중단하고 행사를 종료했습니다. 모두 복장을 해체하고 삼삼오오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19:00 7시 현재 모든 광장은 봉쇄되어 있고 청계광장만이 올림픽 응원행사가 진행 중일 뿐입니다. 프레스 센터 앞에서는 공영방송 수호를 위한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만, 다른 대오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인터넷을 쓰고 있으니 몇몇 시민분들이 어디에 모여있나 물어보셨지만 저도 모르고 있습니다.

20:00 시민 대오는 모두 한국은행 앞에 집결해 있으며 경찰 기동대는 속속 모이고 있습니다. 경찰 대치선 뒤로는 신형 물대포가 보입니다. 한국은행 앞을 가득 채운 시민의 모습니 보입니다.

20:30 세 방향에서 물대포를 쏘며 기동대가 몰려나왔습니다. 오늘 물대포는 빨강색이 아니라 시퍼런 물빛입니다. 그런데 살수차 한대가 명동 상가를 향해 쏴서 우체국과 상가 일부가 물들었습니다. 시민들은 천천히 명동골목으로 빠져나갑니다.

21:00 명동 성당에서 일부 시민들은 연좌하여 쉬고 있고 다른 대오는 거리로 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22:30 대오는 퇴계로, 을지로를 지나 동대문 두타 앞에서 경찰과 대치중입니다. 저는 행렬을 놓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쫓아가는 중입니다. 기륭전자 농성현장에 계시던 자그니님도 오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24:00 두타 앞의 대오도 11시경 모두 해산되어 명동성당 앞으로 돌아와 연좌농성 중입니다. 일부 시민들은 종로로 진출하려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특히 제가 있던 방향인 명동입구에서는 연행이 거의 없었으나 신세계 방면에서는 많은 시민이 연행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평화시위단 분들이 연좌하면서 모두 연행되었다는 소식입니다.

25:30 새벽 한시경 하루종일 돌아다닌 여파로 이제 집으로 향하던 도중 종로2가 정류장 주변에서 경찰이 배치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경찰 속에 섞여 시위대로 자그니님과 함께 하던 도중 정보과 형사가 제 팔목을 나꿔채더니 어디서 나왔냐면서 너 시위꾼이지 하더니 제 얼굴을 보고 그냥 가더군요. 순간 내 맞아요~ 할 뻔했어요^^

26:30 시위대 속에서 채증하던 쁘락지가 시민에게 걸려 도주하다 포위되자 경찰 1개 중대가 와서 구출하고 갔습니다. 현장에는 일부 시민들이 인도와 건물 사이에 숨어있다 나오고 그러면 기동대가 뛰어오는 숨박꼭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두명의 시민을 불법연행하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는 인도에서 항의하던 60대 할아버지를 포위해서 연행해 갔습니다. 이런 연행 과정이 촬영되지 않도록 몇줄의 전경으로 감싸고 가리고 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방패로 가리기까지 하다 항의하는 기자를 폭행하기까지 하는 멋진(!) 모습을 보입니다.

28:00 새벽 3시 반 가량 정신나간 중대장이 종로골목으로 기동대를 진입시키다 시민들의 몸싸움에 막혀 물러났습니다. 그러게 왜 들어옵니까? 중대장은 계란 투척 때문에 던진 이를 잡으러 왔다고 하며 옆에 있는 편의점에 CCTV 자료를 다짜고짜 내달라 하더군요. 영장 없어도 되나보죠? 계란을 그곳에서 구입한게 아니라면 모든 편의점 다 뒤지기게요? 그렇게 주변을 보던 도중 어떤 청년이 밀가루 투척을 준비하는지 밀가루 봉지를 들고 있길래 안보이게 가리라고 했습니다.

29:00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종로2가에서 종각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내려서 합류할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아놔~ 시민들 정말 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