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야기

한국 야구 금메달에 대한 일본 반응 신사적, 그러나.

Namu(南無) 2008. 8. 24. 02:18

제가 호모라고 우긴 이승엽 선수의 결승 홈런으로 한국이 쿠바를 꺾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으로 우승하여 금메달을 땄습니다.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각국의 반응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특히 언제나 사이가 좋지 않은(?) 일본의 반응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은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개소문닷컴에는 2ch의 일본 네티즌의 반응이 재빨리 올라오곤 하는데요.

신사적으로 한국의 우승을 축하하는 일본 누리꾼의 반응에 한국의 누리꾼은 감명을 받아 기뻐하며, 왜 우리는 그러하지 못할까 자괴하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그뿐일까요?

여기서 잠깐 옛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로센. 영식함상전투기의 애칭인 제로센은 태평양 전쟁 초기에만 잠깐 반짝하였으나 미국이 신예 전투기를 받아들임으로 점점 강한 공군력을 가져감과 달리 일본은 전쟁 종료까지 제로센을 주력 전투기로 썼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제로센은 허무한 방어력으로 종이쪼가리처럼 쉬이 박살나서 미국 공군의 파일럿은 "오리 사냥하는 거 같다"며 비웃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미군은 이 제로센을 뛰어난 전투기로 칭찬합니다. "제로센은 뛰어난 선회 능력을 지닌 좋은 비행기이다" 같은 식으로 말이죠.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요. "그렇게 뛰어난 제로센을 때려잡은 우리가 더 킹왕짱~" 그렇습니다. 상대를 띄워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그보다 더 뛰어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죠.

자, 이야기를 다시 돌려서 일본의 누리꾼 반응으로 돌아오죠. 일본을 이긴 한국을 응원하고하고 한국의 우승을 축하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을 이긴 한국 역시 야구 최강이다!" 그렇죠. 자신을 이긴 한국이 쿠바에게 진다면, 서열은 대충 이렇습니다. 쿠바>한국>일본. 그런데 한국이 이긴다면? 한국>쿠바=일본. 그렇습니다. 이 말은 졌지만 그래도 최소한 자신을 이긴 상대가 우승을 해야 최소한 체면이 선다는 거죠. 그런데 어쩌죠? 정작 일본은 미국에게마저 완패해버렸으니.

물론, 진심으로 한국 야구를 응원하고 일본 야구를 걱정하는 신사적인 일본의 누리꾼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이면에는 이와 같이 최소한 자국을 띄워보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원래 이야기는 양면이 있는 거잖아요?

하하하! 하지만 대부분 일본 누리꾼의 반응은 이 짤방과 같을 겁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그저 실없이 기분이 좋군요. 물론 지금 금메달에 가장 기뻐할 사람은 전과 14범 이명박 대통령이라 생각이 듭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