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

우리 모두 법을 공부합시다!

Namu(南無) 2008. 8. 25. 23:51

요즘 세상은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는 경향신문의 기사를 보면 조폭을 동원해서 자신의 아들을 괴롭힌 친구들을 손(!) 봐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사면 받았습니다. 더불어 보복폭행에 연루되었던 경찰간부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법을 공부하자고 이야기하는 게 우습습니다만, 조폭을 부를 힘도 없고, 아들 내미를 해외에서 키울 돈도 없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힘이라곤 아는 것 뿐입니다. 아는 게 힘! 최소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법률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법을 배우자고 보면 이게 대체 무슨 소린지, 한국어가 맞는지 헷갈립니다. 그나마 최근 법이나 판례는 말이 쉬워졌습니다만, 여전히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읽고 또 읽어서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전에는 법을 보려면 미친듯이 두꺼운 책을 통해서 법전을 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군생활하면서 짜증났던 것은 이거였습니다. 매달 1번씩 나오는 법전의 업데이트였습니다. 매달 변경되거나 추가, 또는 수정된 법전이 서류 봉투에 담겨서 옵니다. 그걸 꺼내서 페이지를 찾아서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미칠 노릇이죠. 제가 전역하던 무렵을 즈음해서 CD로 된 법전이 나온 것으로 아는데, 요즘도 그 짓을 하는진 모르겠네요. 최근 전역하신 분들은 아실런지.

그런데 요즘은 인터넷이 발전한 시대입니다. 법전을 구입하지 않아도, CD를 사지 않아도 인터넷을 뒤져보면 법은 바로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인터넷 페이지를 통해 바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제공하는 페이지는 바로 국회 홈페이지 내부에 있는 입법통합지식관리시스템입니다. 이 페이지에서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각종 회의록과 의정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법률지식정보시스템이 있습니다.

자, 여기에서 링크를 찍어봅니다.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우측에 있는 국회법률지식 DB입니다.

여기에는 정치를 공부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각종 법이 있습니다. 헌법을 보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회법을 보면 국회의원들이 멋대로 놀 때 그걸 어떻게 저지할 수 있는지 최산의 방법이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을 보면 선거에서 시민이 어떻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도우면서 활동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정치자금법을 보면, 연말정산에서 정치 후원금으로 세금 10만원을 감면해주는 좋은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쓰인 법률 용어도 어렵고 표현도 어렵습니다. 저도 군 생활 시절 행정병으로 법전을 봐야 했기 때문에 그럭저럭 이해하는 것이지 처음 보는 분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별 수 없습니다. 관심 있는 법을 찾아서 보고 익숙해 지세요. 어느 순간 '법률의 언어(?)'가 눈에 들어오면서 익숙해질 겁니다.

자, 우리의 최소한의 권리를 익히기 위해서 법전을 읽읍시다. 법률을 공부합시다. 그리고 공무원이 부당한 처사를 행할 때, 경찰이 법치를 주장하며 권리를 저해할 때, 정치인이 제멋대로 굴 때 법을 보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읍시다. 알고 덤비는 시민에게 맘대로 못 합니다. 집회 현장에서 '야이 xx야 왜 이러는 거야!'보다 '이봐요, 경찰공무원법 xx조 xx항에 따르면 경찰 아저씨의 행동은 징역 xx년이에요.'라고 말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겁니다.

물론 이렇게 공부해봤자 별 볼일 없을 수는 있습니다. 법치를 주장하며 가장 중요한 법인 헌법의 가치를 어기는 이명박 정부에게 있어 법률이란 종이쪼가리보다 못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고 정당한 주장을 위해서 공부합시다. 법을 공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