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이야기/촛불항쟁

청계광장 탐앤탐스에 자리 잡았습니다.

Namu(南無) 2008. 6. 6. 18:05
저번에 현장에 취재 캠프를 설치하려 합니다.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6월 6일 현충일인 오늘 청계광장에 있는 탐앤탐스 청계광장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번에는 길가 바로 옆을 잡지 못 했는데 오늘은 기다리다 자리를 잡아서 배스킨 라빈슨에서 탐앤탐스로 오면 길가 자리에 노트북을 펼치고 앉아있는 저를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종로 사거리에 도착한 것은 4시 조금 안된 시간이었는데 심심하고 해서 한번 청와대 앞까지 마실을 가보자, 그런 생각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시민들이 가득한 세종로 사거리와 다르게 안쪽으로 들어가 효자동 길목까지 가니 참으로 조용합니다. 어울리지 않게 기동대 버스가 가득합니다만, 그외에는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척 어색하죠.
길을 걷던 도중 조그만 공원이 있길래 약간 아파오는 발목에 압박 붕대를 감을 겸 들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앉아있는 곳 왼쪽에는 기동복을 입은 경찰관 한 분과 사복을 입은 경찰관 한 분이 앉아서 여유롭게 책과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전기가 울리고 있었죠. 저는 출신 성분이 불성실한지라 무전기 내용을 듣고 있었습니다. 엿들은 건 아니고 공원에 울려펴지고 있는지라 귀를 가리지 않는 한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랬더니 마로니에 공원에 모인 1,500명 정도의 시민이 가두 행진을 시작하므로 차로 2개를 막고 행진을 돕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때 시간이 5시가 좀 안된 시간이었으니 슬슬 도착하실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하지만, 청와대 문이 보이는 앞에서 청와대 직원으로 추측되는 분이 길을 막으시더군요. 그랬더니 '어디서 나오셨습니까?'라고 물으시더군요. 이 이상은 못 가냐고 했더니 지역 주민과 청와대 직원 등을 제외하곤 출입을 막고 있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저 역시 취재차 나온 것은 맞지만 기자는 아니라고. 그냥 시민으로써 시내 나온 김에 청와대가 구경하고 싶어서 왔다니까 다음에 시위가 끝나면 그때 들려달라고 웃으면서 인사하더군요. 저는 "이 시위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 제가 청와대를 구경할 수 있는 날도 오래 기달려야 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친절하게 웃으면서 대답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효자동을 지나 청운동까지 가니 더 이상 기동대는 없었습니다. 청운동 파출소가 가장 끝인 거 같네요. 옆에 서있는 대원에게 '화장실은 어디에요?' 물어보니 저쪽 안쪽을 알려주길래 가려고 했더니 한 경찰관이 길을 막았습니다. 어디 가냐고 말이죠. 저는 화장실을 찾는다니까, 저기 멀리 가지 마시고 파출소의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알려주시더군요. 가길 원하지도 않으셨을테고, 멀리 가지 않기도 바라셨을 겁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다시 세종로로 ㄱㄱㅆ~
아까 4시 경만 해도 사람이 적어 세종로 사거리를 차가 다니고 있었지만 이젠 시민들이 가득찼군요.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래서 탐앤탐스에 자리를 잡고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중입니다. 이것은 이제 문화제에서 시위를 지나 시민들의 축제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까 경복궁 역으로 가시려는 모자분 께서 계시길래 거긴 가기 힘들테니 종각역으로 가시라고 하면서 길을 안내해 드리는데, 왜 오셨냐고 물었더니 아드님에게 이 모습을 한번쯤은 보여줘야 겠지 않는가 해서 구경 나왔다고 하십니다. 제가 그래서 더 늦게 오시면 시민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6월 6일의 해는 저물어 갑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축제는 계속~~~~~~~~~~~~~~~ 이어질 겁니다. 언제까지? 그야 물론 시민들의 뜻이 이루어질 때까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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