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이야기/촛불항쟁

6월 16일 테헤란로를 시민들이 행진합니다.

Namu(南無) 2008. 6. 16. 19:59
아직 해가 지지도 않은 오후 7시. OECD 장관 회의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시민들은 모였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마이클럽을 중심으로 OECD 장관회의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집회를 개최하여 우리의 이슈를 전세계에 알리고 더불어 경찰들의 시선을 끌자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모여 "최시중은 물러가라" "어청수는 물러가라"를 외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당황한 듯 모여서 있네요. 이때 보인 분들 중 많은 수는 강남역까지 쫓아옵니다. 강남경찰서 관할인 시티 극장 길목까지 따라오고 길을 건너니 서초 경찰서 관할이라 넘어오지 않더군요.
경찰 중대도 1개 중대가 이미 도착해 있으며, 추가 중대가 오고 있는 중입니다.
20:00 시민 200여 명은 코엑스 앞에 모여 이명박, 최시중, 어청수, 유인촌 퇴진을 요구하는 게릴라성 집회를 갖고 있습니다.
20:30 코엑스 앞에서 일어나 테헤란로의 인도를 따라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언론탄압 중단하라"를 외치며 평화롭게 인도를 따라 걷고 있으며, 1개 기동대가 도로로 따라오며 도로 진출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으며 지하보도로 통과하지 않고 도로를 횡단할 수 있도록 시민들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21:00 선릉역을 향해 시민들은 걷고 있으며 그 뒤를 역시 경찰들이 뒤쫓고 있는 상황입니다.
21:15 선릉역을 통과하여 역삼역을 향해 고개를 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민주시민 함께해요"를 외치며 이명박, 최시중, 유인촌, 어청수의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 행렬은 강남역을 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언제나 그렇듯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21:40 드디어 강남역입니다. 코엑스부터 따라오던 강남경찰서 형사들은 제발 그만하고 돌아가자고 애원합니다만, 시민들은 들은 척도 않습니다.
22:10 강남역 시티 극장 옆의 공간에서 시민들은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그러자 코엑스부터 따라온 정보과 형사가 시민들 근처에 있자 시민들이 엿듣지 말고 저리 가라고 합니다. 너무 가까이 오시진 마세요~
22:30 교보 사거리를 지나 한바퀴 돌아 현재 외환은행 앞에서 시민들은 이제 어떻게 할지를 토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계속 있을 것인가, 아니면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22:55 다시 일어나 "민주시민 함께해요"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일까요? 저도 모르고 아무도 모릅니다.

23:25 교보 사거리를 다시 지나 처음 강남역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았던 시티 극장 옆에 앉아 모였습니다. 이제 아쉽지만 헤어져야 할 시간. 집으로 갈 사람들은 집으로 가고, KBS 사수를 위해 여의도로 가실 분들은 떠났습니다. 피곤한 저는 이만 집으로 갑니다.


OECD 장관회의가 인터넷 경제의 미래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주최로 17일 내일부터 18일까지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립니다. 16일은 전야제이기도 했고, 갑작스런 모임으로 많은 수가 모이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많았을 때 4~500명 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기동대 10개 중대가 졸졸 따라오는 우스운 모습을 보였죠. 강남경찰서, 서초경찰서 정보과 형사들도 오가는 화기 애매(?)한 분위기에서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오늘 뿐. 내일과 모레 OECD 장관회의가 있는 17, 18일에 시민들의 멋진 모습 기대합니다.

2008. 06. 20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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