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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d 또는 Real - PartⅡ: 가상 세계

Namu(南無) 2004. 10. 5. 02:22
Wired 또는 Real - PartⅠ: 익명성 in Studioxga.net

저는 오프라인폐쇄적이고, 현실의, 그리고 실명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봅니다.
반대로 온라인개방적이고, 가상의, 그리고 익명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봅니다.

저번 PartⅠ에 이어서 PartⅡ입니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것, 그것은 가상의 세계라는 것입니다.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과는 다른 감각의, 다른 세계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꼭 게임이거든, 또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던, 아니면 게시판이던, 아니면 블로그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행동 양식으로 그 세계를 영유합니다.

그럼 왜 가상 세계가 중요하고, 왜 가상 세계가 필요한가, 그리고 가상 세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가상 세계가 왜 중요한가?

앞서 말한 바 있듯이, 가상세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은 현실이라는 이유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합니다. 크게 봐서 그것이 꿈일 수도, 그것이 사람과의 만남일 수도, 그것이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 자신에게 돌아올 여파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블로그에서도 현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정치던, 음악이던, 담배 이야기던, 또는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현실 세계에서는 이런 이야기하면 "재미없게 무슨 그런 이야기나 하냐?"라는 반응을 듣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블로그란 영역에서 제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있습니다. 물론, 누군가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벽 보고 이야기하는 허무함만이 남겠습니다만. 특히, 정치 이야기 같은 경우엔 더 어렵습니다. 행여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과 이런 주제를 꺼낼 경우에는 심각하게 부딛힐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경우를 많이 겪기도 하고요. 특히 친척들과 만났을 때 그런 경험이 많습니다. 다들 교육, 또는 금융, 그리고 정치인(!)이라 무척이나 보수적입니다. 어찌보면 저만 별종인 것입니다. 그런 자리에선 이런 주제 꺼내면 분위기 싸해집니다(추석 때 잠깐 싸해졌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가상의 공간이고, 블로그란 것은 나만의 미디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해도 좋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 해야 할 이야기. 모두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나만의 블로그이기 때문입니다.

가상 세계란 것은, 이런 나만의 세계를 제공하기도 하고,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만듭니다. 그것이 꼭 게임에서 흔히 보이는 SF니 환타지니, 무협이니,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가상 세계라 하면 Matix에서 보여지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Matrix에서 더 현실에 가까운 것은 그 영화에서 보여지는 가상 세계입니다. 더욱 현실과 먼 것은 그 영화 속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가상이란 이유만으로 그 안에선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현실이란 이유로 그 현실에서는 어려운 것이 많습니다.

가상 세계의 가치는 이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현실에서 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하고 싶은 것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가상 세계가 왜 필요한가?

이미 가상 세계의 중요함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필요함에 대해 더 이야기하는 것은 부연 설명이 될 듯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풀 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 세계에서의 제약, 현실 세계에서 돌아올 여파. 수 많은 것들 때문에 포기합니다. 그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인 것이죠. 저 역시, 그것을 풀기 위해서 이런 하염없는 이야기를 주르륵 하는 거겠죠.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공간. 그것 이상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할건데?

그것을 제가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와 게임에서 다음과 같은 형태로 구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이룰 수 없는 환경적 개념을 내세우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이 SF일 수도 있고, 환타지일 수도 있고, 또는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선정성, 폭력성일 수도 있습니다. 단, 이것은 노골적이면 재미가 없겠죠.

토미에 in Wired - Part 000에서 제가 부각하고자 하는 환경적 컨셉은 두 가지입니다.

이미 위에서도 말한 바 있는, 선정성폭력성입니다. 그것은 원작인 토미에에서도 부각되고 있는 요소로써,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가상의 세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그것으로 저는 저 두 가지를 꼽은 것입니다. 그럼 하필 왜 저 두 가지인가, 왜 하필 선정성폭력성인가 의문을 갖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이 제가 꿈꾸는 게임에서 중요한 컨셉입니다. 사람이 현실에서 가장 이루기 힘든 자신의 욕망. 그것은 바로 폭력에 대한 욕구입니다. 현실이기 때문에, 그로 돌아올 여파 때문에 욕구를 채우기 어려운 두 가지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차별한 선정성과 폭력성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포르노이거나, 단순한 학살에 불과하니까요. 가상 세계만의 시스템과 환경을 갖고 나름대로의 룰을 정의할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바로 어제 집에 들어오면서 정리를 끝냈습니다. 대략 6개월 정도 걸렸군요. 처음 토미에 in Wired - Part 000으로 이런 게임을 기획해 보겠다고 한 것으로부터 따져보면요. 아마 이 블로그를 열면서 처음 쓴 글일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다른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인데, 주로 어떤 주제를 담고 쓰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어느 정도 미리 머리 속으로 어떤 내용을 글에 담을 것이다, 그것을 정리하고 PC 앞에 앉아서 씁니다. 다만 쓰는 시점이 즉흥적이죠.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생각이 들 때, 그 순간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지금이 그런 시기인 듯 하네요. 그 동안 일 때문에 바쁘기도 했고 제가 가장 힘들어하는 여름이었기 때문에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지만 몸이 안좋아져요- 글도 잘 안쓰고 넘어갔지만, 이제 가을! 이제 곧 겨울!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계절입니다. 몸도 살아나고 마음도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어쨌든 시작한, 온라인에서의 개방된, 가상의, 익명의, 이 세가지 주제를 갖고 빨리 마무리 짓고 원래 주제인 내 자신만의 게임 디자인으로 돌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