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

뉴스에서 떡값 같은 웃기는 표현은 쓰지 말아 주세요.

Namu(南無) 2007. 11. 14. 18:18
요즘 삼성 그룹의 뇌물 증여 등의 각종 범죄 사실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님의 자수에 대한 뉴스를 보면 어이없다 못 해 웃깁니다. 그게 뭐냐면 제목 대로에요. 검찰이라던가 공무원들에 대한 떡값 제공으로 많은 언론이 표현하고 있죠.

사전에서 떡값과 뇌물을 찾아보면 떡값은 비유적인 표현이죠. 그 자체가 부드러운 표현입니다.

뇌물 賂物 명사 발음〔뇌-/눼-〕[명사]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을 매수하여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하여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 ≒뇌사(賂謝).

떡값 명사 발음〔-깝〕[명사]
1 설이나 추석 때 직장에서 직원에게 주는 특별 수당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공사 입찰 따위에서, 담합하여 낙찰된 업자가 이에 관련된 다른 업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담합 이익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바치는 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많은 언론에서 떡값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좀 더 명확한 사실 직시를 위해서 비유적인 표현보다는 정확한 표현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뇌물이 떡값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1번 뜻이 컸죠. 설이나 추석, 명절 때 찾아뵙고 좋은 물건이나 돈 주는 행동에서 떡값이 뇌물의 뜻으로 비유적으로 쓰기 시작한 거니까요. 하지만 이건 비유적인 표현으로 돌려 말하는 것입니다. 듣기에 부드럽죠. 지금까지도 많은 경우에서 언론에서 뇌물이 아니라 떡값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잘 써온 걸 왜 뭐라고 하냐? 뭐 그렇게 이야기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아닙니다. 지금까지 잘못되어 있다고 해도 지금 와서 그렇게 말하면 안되라는 법 없지 않습니까.

이와 같이 떡값을 뇌물로 비유적으로 이야기한다던가, 그런 비유적인 표현을 언론이 지나치게 많이 쓰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이번 삼성의 뇌물 증여 범죄 사실 자수에 있어 언론의 보도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론은 좀 더 명확한 사실 전달 의무를 가지고 있고 그렇다면 그 때의 단어 선택을 비유를 남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떡값과 뇌물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많은 예가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우선 하나하나 바꾸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김용철 변호사님이 자수한 사건은 자수하며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명확한 뇌물 제공이에요. 떡값으로 비유적으로 표현할 이야기가 못 되죠. 최소 300만원. 500만원. 얼마 안되나요? 공무원 한달 월급을 한참 넘는 금액이 얼마 안되나요? 설날 떡값으로 저 만큼 쓸 공무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네요. 원래 자산이 있던가 다른 돈이 있던가 하지 않다면요. 공무원이 이래저래 수당이 많다고 하지만 총액 따지면 생각하는 만큼 많지 않은 법이거든요.

이런 기사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기사에서 비유적으로 부드럽게 표현하지 말고 사실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도록 뇌물로 표현해 주세요.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표현을 정확하게 써줬으면 좋겠고요.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이런 언론의 기사 전달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으면 그걸 어디에서 한탄해야 하나요? 블로깅 밖에 없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