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주류

와인 맘 놓고 마시도록 하세요. 발암 걱정 없습니다.

Namu(南無) 2007. 10. 12. 20:21
제가 아까 낮에 올렸던 와인 발암물질 얼마나 위험하길래?에 이어서 기사를 검색해서 보다보니 어이가 없어서 바로 이어서 씁니다.

다음은 식약청의 보도와 에틸카바메이트가 어떤 물질인지 이야기하고 있는 뉴스입니다.

수입산 와인 매일 반잔씩 53년동안 마셔도 안전

이 뉴스에 에틸카바메이트는 다음과 같은 물질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주류 등의 숙성과 저장과정에서 질소화합물인 우레아와 에탄올이 반응해 자연 발생되는 것으로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가능물질(2A)로 분류돼 있다. 2A등급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 발암물질 가능성이 확인된 것으로 인체 내에서 발견되거나 임상실험 결과에서 발견된 적은 없는 경우에 받는 등급이다.

식약청의 보도 자료에서도 국제 암 연구소(IARC)에서 발암가능물질 2B에서 2A로 에틸카바메이트가 등급이 상향 조정된 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등급이 꽤 높은가? 하고 저도 넘어간 게 실수군요. 등급 자체가 턱 없이 낮은 등급입니다. 제가 이쪽 분야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가 아닌데다 그 등급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몰라서 자세히 쓰지 않았는데 마침 뉴스에서 정보를 제공해주는 군요. 2A라는 등급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 발암물질 가능성이 확인된 것으로 실제로 발암한 경우는 없는 경우 받는 등급인 겁니다. 혹시 모르니까 앞으로 주의하자는 정도죠. 그리고 위스키, 와인, 리큐르 등에만 있는 게 아니라 모든 발효 식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그리고 매실주 모두.

고경화 의원님, 어떤 의도로 이것을 국정감사에서 터뜨리셨는지 몰라도, 덕분에 이런 뉴스도 있습니다.

의원 `한건주의', 매실농가에 불똥 튀나

그러나 실제 용역보고서에는 수입 와인보다는 오히려 국산 매실주에 더 많은 에틸카바메이트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과실 발효주에 들어 있는 에틸카바메이트가 현재로서는 위해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게 식약청의 공식 입장이지만 자칫 국산 매실주까지 `유탄'에 맞을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공개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어... 잠깐? 고경화 의원님 전에 비슷한 거 있었죠? 이런 뉴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뉴스를 만드신 분이 고경화 의원님입니다.

중증장애인 신청자 28% 장애 정도 '뻥튀기'
"중증 장애인의 30%는 가짜…복지예산 샌다"

가짜는 아니죠. 등급을 올린 겁니다. 참고로 장애등급 4급은 팔목, 발목 등의 관절 절단, 3급이 다리나 팔 하나 정도 없으면 되고 2급은 일어나기도 힘든 정도, 1급은 누워서도 힘든 정도가 장애등급입니다. 우습게 볼 정도는 아니죠. 그리고 3~4급을 받으시는 분들이 1~2급으로 올리면 3만원 받을게 13만원으로 오릅니다. 아아... 이 월 10만원에 등급을 올리시는 분이 왜 생길까 생각해 보세요 고 의원님. 국정감사에서 국민을 생각한다면, 실제로 몸이 불편한 3~4급에 대한 지원금이 너무 낮은 거 아닌가, 이런 질타를 하셨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거기에 있는 거 같군요.

2005년도엔 이런 일도 터뜨리셨죠. 역시 국정감사 때입니다.

‘중국산 김치 안전성’ 혼란만 계속

중국산 김치에 납이 5배 있다는 고경화 의원의 자료와 그게 적절한 실험이 아니었다는 식약청과의 이야기입니다. 이거 결국 흐지부지된 이야기입니다. 왜냐? 더 큰 걸 터뜨리거든요.

중국산 김치서 기생충 검출

예, 결국 중국산 김치는 전량 리콜 또는 폐기처분 됩니다만, 이와 같이 국정감사 때마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이 위험하다, 그 위험성을 언론에 흘려 국정감사에서 스타가 되시고 모든 이를 불안에 떨게 만들어주시며, 더불어 먹을 걸로 장사하시는 분들 엿 먹이시는 분이 고경화 의원님입니다. 박수 쳐주세요. 짝짝짝.

제가 이 글에서 고경화 의원님의 이전 업적을 찬양하고자 함에 있지 않기 때문에 위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넘어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와인 이야기로 돌아와보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고 의원님은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계십니다

고경화 의원, "식약청 계산법 국민 무시하는 처사"

식약청이 제출한 공문에 안전범위(1일 안전노출허용량)를 초과하게 되는 포도주 1일 섭취량을 산출한 결과 와인 반잔에도 못 미치는 양이라고 밝힌데 있다. 의원실이 공개한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발암물질로 지적된 에틸카바메이트의 안전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포도주의 1일 섭취량은 남성은 12.9g~65.8g/일, 여성은 11.1g~55.3g/일로 추정됐다.

식약청은 이 자료를 근거로 20세부터 73세까지 포도주 1일 섭취량이 0~1.3g밖에 안된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한 것이다. 고경화 의원실 관계자는 “포도주 1일 섭취량을 0~1.3g을 근거로 해서 그 이상을 섭취하는 국민들까지 모두 위해의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는 식약청의 해명은 국민건강에 대한 안전은 도외시 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거 누가 계산 잘못 하고 있는 겁니까? 식약청은 와인 1일 섭취량을 근거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와인 반잔 정도 되는 양으로는 발암 가능성이 없으며, 심지어는 그런 사례가 없고 발암 가능 물질로 걱정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는데, 이건 동문서답이죠. 양을 적게 계산해서 그런거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에틸카바메이트는 현재 인간에게 암을 일으킨 전례가 없는 발암가능물질 2A이며, 하루 반잔씩 매일 섭취해도 미국 와인협회의 권장치를 넘지 않으며, 캐나다의 기준 역시 넘지 않습니다. 아직 캐나다 이외에서는 법적인 규제를 하고 있지 않은 발암가능물질이며, 와인, 위스키, 간장, 된장, 고추장 모든 발효 식품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는 그런 물질입니다. 즉, 위험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문제를 삼자면 와인이 아니라 발효 식품 모두에 있는 문제라는 거죠. 하지만 문제시 삼을 건덕지도 되지 못하는 초라한 겁니다. 이건 이거랑 비슷한 거죠. 고기를 구을 떄 발생하는 물질이 발암가능물질이므로 고기 먹지 말자. 그건 아니죠, 고 의원님. 저도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약간 넘는 건 괜찮지 않나? 라고 생각했음에도 와인의 위험성은 있으니 조심하자, 정도로 저번 글을 마무리 지었었는데 그게 아니네요. 이건 얼마나 먹어도 암이 발생할지 모르는 그런 물질을 조금 많다고 겁주는 겁니다. 매번 국정감사에서 큰 거 몇씩 터뜨리셨는데 이번엔 그런 게 없어서 서운하셨나 보네요. 이런 허접한 걸로 위험하다고 우길 정도니.

다행히도 뻥치는 정도이니 여러분 들 걱정 마시고 와인 드세요. 아, 물론 저 정도 뻥카에도 난 겁나니까 못 마시겠다는 분은 안드셔도 됩니다. 아무도 강요 하지 않으니까요. 겁나시는 김에 김치도 드시지 마시고 치즈도 드시지 마시고 요구르트도 드시지 마시고 간장도 된장도 고추장도 모두 피하시길 바래요. 모든 발효식품엔 에틸카바메이트가 들어있으니까요. 어때요 겁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