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주제/노트북

세상 인심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닌 거 같습니다.

Namu(南無) 2007. 8. 30. 12:24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닌지라, 주변에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일인데, 올해 초에 구입해서 잘 사용하고 있는 제 노트북 베가를 여행길의 식당에서 잠깐 딴눈 판 사이에 없어졌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액세서리 등은 가방에 그대로 있었지만 본체+가죽 파우치+블루투스 동글이 함께 사라진 거죠. 아놔~ 이거 없으면 안된다 말야~ 하던 시점이라 부리나케 중고 시장을 뒤져서 바로 구입했습니다. 꽤 저렴한 가격이 구입해서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 베가를 구입한 게 2007년 1월이고 분실한 게 6월 경. 반년도 못 쓰고 잃어버린 셈이죠. 잃어버렸다기 보다는 소매치기? 그나마 저렴하게 깨끗한 중고를 구입한 게 다행이었던 겁니다. 거기에 덤으로 USB CD-RW/DVD-ROM도 덤으로 얻고 말이죠.

그리고 완전히 잊고 지내던 차에, 어제 문자로 연락이 왔습니다. 분실한 베가를 갖고 있으니 연락 달라고 말이죠. 이게 무슨 일인가 전화해봤더니 PMP인사이드에서 본체만 있는 것을 구입했는데 조금 이상해서 라온디지털에 문의해봤더니 분실 신고가 들어와있더라, 그래서 자기도 장물 처리 되는 것은 싫으니 적절한 금액을 지불하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허걱! 전 완전히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이미 베가도 새로 구했고 액땜 한 셈 치고 넘어갔던 일인데 이런 연락이 오다니. 제가 분실한 건 강원도인데 그 분이 구하신 건 신촌이라고 하더군요. 이미 몇번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것 같더군요. 본체를 되돌려 받고 싶냐 적절한 금액을 받겠느냐 물어보길래 이미 베가를 갖고 있고 하니 금액으로 받고 싶다고 해서 그 금액을 오늘 입금 받았습니다. 결국 3개월 가량 열심히 쓴 것을 감안하면 약간 금액의 손해가 있긴 하나 손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본전 치기는 한 수준이 됏습니다.

갑자기 메인보드가 사망하고, 보드 수입사는 망해서 고칠 가망이 없고, 따로 개별 수리하는 업체에 맡겨보려 했더니 터진 캐퍼시티가 많아서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고 해서 우울했는데, 이렇게 전화위복이라도 되는 듯 하니 다행입니다. 대충 CPU, 메인보드, 비디오 카드 구입한 비용은 손에 들어왔으니 말이죠.

참 세상 일이란 알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제 손을 거쳐 강원도에서 분실(도난?) 당한 노트북이 돌고 돌아 신촌에서 주인을 찾다니. 그래서 이 이야기를 놓고 누군가에게 "평소 내가 덕을 많이 쌓아서 그런 거다" 했더니 비웃더군요? 죽었어 이 자슥.

자 이제, 새로운 피씨는 대충 손에 익었고 이제 Office만 설치하면 되니, 자유로운 컴퓨팅 세상이 다시 열렸습니다.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듯한 한 주였습니다만, 기대하지 않던 일이 발생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만세입니다!